우리나라의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은 입항·출항 선박이 많은 까닭에 사고도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안전관리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부산항 일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해상사고 대응 훈련.

5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 14개 무역항(진입수로 포함)에서 사고가 난 선박은 2491척으로 집계됐다. 전체 해양 사고 선박(1만6731척)의 14.9%에 이른다. 연도별로는 2020년 554척, 2021년 382척, 2022년 372척, 2023년 601척, 2024년 582척이었다. 2023년에는 전년에 비해 급증했으나 지난해에는 소폭 감소했다. 사고 선박 용도별로는 어선 1108척(44.5%), 화물선과 유조선을 비롯한 비어선 954척(38.3%), 수상레저기구 429척(17.2%) 등으로 파악됐다.

항만별로는 부산항이 432척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울산항·포항항 337척, 인천항 301척, 제주항·서귀포항 250척, 목포항 241척, 여수·광양항 200척 등의 순이었다. 부산항 일대에서 사고가 난 비어선은 48척이었다. 전체 입항·출항 선박(7285척)에 견주면 미미한 수치이지만 화물선의 경우 사고 때 피해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 무역항에서의 사고 유형은 충돌(510척)이 전체의 20.5%를 차지했다. 기관 손상은 431척(17.3%), 침수는 328척(13.2%), 해양오염은 217척(8.7%), 화재·폭발은 181척(7.3%), 부유물 감김은 111척(4.5%)으로 조사됐다. 부산항의 사고 유형은 충돌 128척, 해양오염 74척, 기관 손상 69척 등이었다. 충돌은 전국에서 최다였다.





해운업계에서는 주요 항만에 자동화 기능이 갖춰지고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다각적인 항만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고 언급한다. 또 그동안의 사고 추이 등을 볼 때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한 종합 예방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이에 공단은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 누리집(https://mtis.komsa.or.kr)과 모바일 앱에서 ‘격자별 교통 혼잡 정보’를 제공, 사고 위험을 줄이려고 노력 중이다. 이 정보를 활용하면 바다 위의 선박 밀집도 현황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공단은 아울러 최대 3일까지 1시간 단위로 바닷길 혼잡도를 예측하는 ‘해양교통 혼잡 예보’도 누리집에 올린다. 관련 정보는 앱에서 검색한 뒤 내려받을 수도 있다.

김준석 공단 이사장은 “해양 사고는 육지와 달리 신속한 대처가 힘들어 피해 규모가 커지게 된다”며 “지방해양수산청, 지자체, 지역 항만 공사 등과 힘을 합쳐 지역 특성에 맞는 체계적인 안전관리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