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의 고강도 관세 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전문가와 업계, 이해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 절차에 착수했다.

산업부 제공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한미 관세협의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는 ‘통상조약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이하 통상조약법)에 따른 것이다. 미국이 정한 상호관세 유예 시한(오는 7월 8일)을 앞두고 한미 양국이 본격적인 관세 협의에 착수한 가운데 다양한 국민 의견을 청취하고자 마련됐다.

공청회는 산업부의 ‘미국 관세조치에 대한 대미 협의 진행경과’ 발표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한미 관세협의의 경제적 타당성 연구결과 발표’에 이어 통상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패널들의 토론과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앞서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22~2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더그 버검 미 국가에너지위원회 의장 겸 내무장관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 등과 잇따라 면담을 갖고 관세를 비롯한 주요 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한미 고위급 관세 협상이다.

양국은 이번 협의를 통해 균형 무역, 비관세 조치, 경제 안보 등에 대한 입장을 좁혀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미국은 한국이 미국 상품 구매를 확대해 균형 무역을 도모하는 한편, 수입 소고기 월령제 규제나 구글 정밀지도 반출 제한과 같은 ‘무역 장벽’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 협상의 본류에는 들지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에 한국이 참여할 것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현안이 국내 이해관계자 간 견해차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안인 만큼 정부로서는 설득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날 공청회에서 박종원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국민주권정부는 국익 최우선 원칙 하에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본격적인 관세 협상을 위해 통상조약법상 국내 절차를 거치고 범부처가 합심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한미 관세협의와 관련한 통상조약체결계획 수립에 반영하고, 국회에 해당 사항을 보고해 통상조약법상 사전 절차를 완료한 후 한미 관세 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