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취임한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공공성에 바탕을 둔 주택 공급 확대와 부동산 시장 안정 조치 이행을 약속했다. 또 지역 건설 경기 회복도 임기 중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로 꼽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부터 주택 분야 정책을 조언한 측근이어서 발언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좀처럼 예측하기 힘든 현재의 부동산 시장을 고려하면 난관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상경 신임 국토교통부 제1차관. 국토교통부 제공

이 차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청년과 신혼부부 등 무주택자들을 위해 부담 가능한 주택의 공급, 주거복지 차원의 공공임대주택 공급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의 가계부채 대책 이후 상황을 잘 관찰하는 한편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무엇보다 실수요자들에게 저렴한 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 차관은 “1인 가구, 청년, 신혼부부, 어르신 등 세대별·계층별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고 전세사기 걱정 없이 부담 없는 전월세로 주거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건설공사비 상승과 지방 미분양 주택 급증 등의 사례를 들며 “지역경제의 근간인 건설경기 회복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발주, 설계, 시공, 감리 등 건설공사 전 과정을 꼼꼼하게 챙겨보고 다시는 부실로 인한 사망사고가 없도록 현장 중심의 안전한 건설 환경 조성에도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단기적으로 민생에 최우선을 두고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으로 가시적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이 차관은 가천대 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다.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직을 수행할 때 정책 수립 등을 지원했다. 이런 이유로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여겨진다. 지난 2022년 20대 대선 때는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이재명 후보 직속 부동산개혁위원회를 이끌었다. 당시 부동산 개발이익 환수제와 토지이익배당금제(국토보유세) 공약 설계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이 차관은 ‘부동산 규제론자’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이번 대선 후보 시절부터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며 공급을 통한 집값 안정에 집중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그도 공공성을 기반으로 한 주택 공급 확대 정책 수립에 주력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