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북극항로 개설’ 등의 임무를 하게 될 차세대 쇄빙선의 건조사가 가려졌다.

차세대 쇄빙선 조감도. 한화오션 제공

1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는 조달청이 진행한 ‘차세대 쇄빙연구선 제조 구매’ 입찰에서 한화오션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2순위는 삼성중공업이다. 조달청은 앞으로 두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 평가 등을 거쳐 빠르면 이달 중 최종 건조 사업자를 결정한다. 그러나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한화오션이 낙점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은 본계약이 체결되면 곧바로 차세대 쇄빙연구선 설계에 들어간다. 이어 오는 2029년 12월까지 건조를 끝낸 뒤 선박을 극지연구소에 인도할 예정이다.

차세대 쇄빙연구선 규모는 1만6560t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7507t)보다 배 이상 크다.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전기추진체계를 탑재한다. 특히 양방향 쇄빙 능력을 갖추고 있어 1.5ｍ 두께의 얼음을 쉽게 깬다. 영하 45도의 기후에도 견디는 내한 성능 역시 차세대 쇄빙선의 강점이다. 이밖에 이 선박에는 휴식과 여가 활용을 위한 시설, 응접실, 식당 등도 들어선다. 모두 최고급 여객선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북극항로 시장성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지난 2008년부터 극지용 선박 개발을 시작하는 등 쇄빙선 건조 기술력을 쌓아왔기 때문에 고품질의 선박을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한다. 이 기업은 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21척의 쇄빙 LNG운반선을 건조한 실적도 있다.

차세대 쇄빙선 조감도. 한화오션 제공

지난 2009년 아라온호를 투입해 독자적으로 남·북극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극지연구소는 극지방 환경 변화로 인한 연구 범위 확대, 친환경 규제 강화 등이 해결 과제로 떠오르자 쇄빙연구선의 추가 투입을 결정했다. 조달청에 제시한 사업 금액은 2822억5400만 원이다. 선박 인도를 포함한 총 과업 이행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53개월까지로 정해졌다. .

학계 등에서는 차세대 쇄빙선이 본격적으로 운용되면 관련 연구의 수준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본다. 극지연구소 측은 “차세대 쇄빙선은 주로 남극에 투입되는 아라온호와 달리 북극을 전담하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만의 독자적인 북극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