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 1인 평균 1.11채 특별·광역 1위

- 5채 이상 소유자도 1만 명 달해

- 무주택도 61만 ‘빈익빈 부익부’

집을 2채 이상 소유한 부산지역 다주택자 수가 지난해 17만 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5채 이상 소유자도 1만 명 가까이 됐다.

통계청은 고금리 지속에 따른 부산지역 부동산시장 침체 등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했다. 거래 자체가 부진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주택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는 다주택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각종 규제 완화가 주요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3년 주택소유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이하 11월 1일 기준) 주택을 1채라도 소유한 부산 거주자(유주택자)는 105만1261명으로 파악됐다.

이들 유주택자 1인당 평균 소유 주택 수는 1.11채로 8대 특별·광역시 중 1위를 기록했다. 105만1261명 중 집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16만8561명으로 16.0%를 차지했다. 이 비율은 전년(15.7%)보다 0.3%포인트 오른 수치다.

특히 지난해 부산 다주택자(16만8561명)는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2년(11만4220명)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2년(16만2152명)과 비교하면 6409명(4.0%) 늘었다.

지난해 부산 다주택자 가운데 5채 이상 소유한 사람은 9892명으로 역시 전년(9763명)보다 129명(1.3%) 늘었다. 부산지역 5채 이상 소유자를 16개 구·군별로 보면 해운대구에 가장 많은 1339명이 거주했다. 중구는 128명으로 가장 적었다.

통계청은 부산 다주택자가 늘어난 이유 중 하나로 ‘시장 침체’를 꼽았다. 통계청 김지은 행정통계과장은 “지난해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됐고 주택을 많이 소유한 사람은 이 영향으로 집을 매매하는 것이 어려웠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부산지역 주택 매매 거래량은 2245건으로 최근 5년간 평균 거래량 대비 65.2% 급감했다.

가구 기준으로 보면 양극화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부산지역 전체 가구(146만2404가구) 중 유주택(1채 이상) 가구는 84만5691가구로 57.8%를 차지했다. 전국(56.4%)보다 높은 비율이다. 전국 1위는 울산(63.9%), 2위는 경남(62.9%)이었다.

부산 무주택 가구는 61만6713가구로 전체 가구의 42.2%였다. 전국(43.6%)보다는 낮지만, 절반에 조금 못미치는 가구가 여전히 전·월세 등으로 사는 셈이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부산 다주택자 수 등을 고려할 때 주택 ‘빈익빈 부익부’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부산 유주택 가구(84만5691가구) 중 2채 이상 소유 가구는 22만4580가구로 26.6%를 차지했다. 전년(26.0%)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주택을 소유한 전국 가구를 봐도 자산가액 기준 상위 10% 가구의 평균 주택 가액은 12억5500만 원으로 하위 10%(3100만 원)보다 40.5배나 높았다.

지난해 부산에서 외지인(타 시·도 거주자)이 소유한 주택 수는 12만4350채로 집계됐다. 이는 부산 전체 주택(117만5517채)의 10.6%를 차지하는 규모다. 역대 가장 높은 비율이다.

부산 16개 구·군 중에서는 기장군(13.1%) 강서구(12.8%) 수영구·중구(각 12.4%) 등 순으로 높았다.

12만4350채를 외지인 거주 지역별로 보면 경남 양산시 거주자가 1만3000채로 가장 많이 보유했다. 이어 김해시(1만 채) 창원시(8000채)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