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자율형사립고 체제에서 일반고로 전환하는 문제를 놓고 학교법인과 학부모 사이에서 갈등을 빚어온 동래여고(본지 지난달 31일 자 8면 등 보도)에 대해 "2014학년도 신입생의 지원 상황과 연계해 조건부로 거취를 정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부산시교육청은 23일 오후 '부산시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를 시교육청 5층 회의실에서 열고 "현재 자사고 체제인 동래여고가 2014학년도 신입생 일반모집에서 입학정원의 70% 이상을 충원할 경우 자사고를 유지하도록 한다"고 결정했다. 이는 내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지원자가 70% 미만이면 2014학년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는 의미다. 현재 동래여고의 신입생 모집정원은 300명으로 이 가운데 60명은 사회통합전형 대상이며 일반모집의 정원은 240명이다. 따라서 '일반모집의 70% 이상'을 만족하는 최저 인원은 168명이다.
동래여고의 자사고 유지 여부가 정해지는 시기는 오는 11월 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4학년도 신입생을 뽑기 위한 이 학교의 원서접수 기간이 오는 11월 26~28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교육청 측은 "자사고 유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정확한 방식과 시기는 추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 전희두 부교육감을 위원장으로 내부위원 4명과 부산시교육의원, 전직 교장 등으로 이뤄진 외부위원 5명이 참가한 운영위원회는 누적된 재정난으로 일반고로 전환하고자 하는 학교법인 동래학원과 자사고 유지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요청하는 학부모의 입장 차이가 팽팽히 맞서자 이 같은 조건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법인 동래학원은 지난달 29일 자사고 체제에서 발생하는 지속적인 재정 압박을 사유로 시교육청에 자사고 취소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자사고를 졸속으로 지정하고 운영한 시교육청과 학교법인은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