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과 누리과정 등 복지사업으로 인해 교육사업 예산이 축소되면서 영어 원어민 강사가 5년 만에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최근 수능 영어 영역에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정책을 언급하면서 "(영어 교육은)외국에 나갔을 때 소통할 수 있는 정도면 된다"고 밝혔다. 영어교육정책이 말하기와 듣기 등 실용적인 교육으로 전환할 것을 시사한다.
하지만 최근 복지사업이 교육사업 예산을 빨아들이면서 '말하고 듣는 영어' 교육에 꼭 필요한 원어민 강사는 줄고 있다. 4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내년도 초등학교 원어민 영어강사 운용에 순회 교사를 도입한다. 원어민 강사 예산이 올해 124억 원에서 내년 69억 원으로 반 토막 나면서 강사 수도 304명에서 170명으로 줄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큰 학교에 원어민 강사를 1명 배치하고 작은 학교는 2, 3곳을 묶어 1명이 맡는 순회 교사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부산지역 초·중·고에는 2011년 원어민 강사가 522명 배치됐다가, 임혜경 전 교육감이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시행해 예산이 줄자 강사도 감소했다. 2013년에는 399명이 됐다가, 올해 초등 고학년으로 무상급식이 확대되면서 중·고교는 원어민 강사가 사라졌고 초등학교 1곳당 1명만 배치됐다. 내년에는 이마저도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영어 교육은 김석준 교육감의 공약이기도 해 시교육청은 원어민 강사 예산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여러 방안을 검토한 끝에 결국 절반 가까이 줄이는 안을 택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영어 전담 교사들이 심화 연수로 역량을 갖춰 교육 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부산교대 우길주(영어교육과) 교수는 "교육비가 많이 드는 영어 교육은 원어민 접촉에서 같은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며 "복지와 교육의 질 사이에서 균형 있는 정책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 부산지역 영어 원어민 강사 현황 |
연도 |
예산 |
강사 수 |
배치 |
2011 |
176억 원 |
522명 |
초중고교 |
2012 |
137억 원 |
528명 |
초중고교 |
2013 |
162억 원 |
399명 |
초중고교 |
2014 |
124억 원 |
304명 |
초등학교 |
2015 |
69억 원 |
170명 |
초등 순회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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