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급상황 신고 고려해 자제를"
"진동을 느꼈는데 지진 맞나요?" "여진이 크게 옵니까? 언제 옵니까?"
지난 19일 오후 경북 경주 남남서쪽 11㎞ 지점에서 또다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하자, 부산시 소방안전본부(이하 소방본부) 상황실에는 이 같은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소방본부는 평시 8대인 접수 전화를 51대로 늘려 응대했다. 하지만 지진 발생 약 1시간 동안 2605건의 문의 전화가 집중됐다. 모든 전화가 통화 중인 탓에 이 가운데 1500여 건은 ARS 음성 안내로 연결됐다.
이 같은 상황은 역시 경주 인근에서 지진이 일어난 지난 12일 밤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날은 진도 5.1, 5.8 규모의 지진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6594건의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소방본부 상황실 근무자들에 따르면 전화 대부분은 지진 사실을 확인하거나 여진 가능성, 대피 필요성, 대피 장소 등에 대한 단순한 문의였다. 소방본부는 이처럼 지진이 일어날 때마다 단순문의가 폭주하면 정작 화재나 안전사고 등 신고 접수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지진으로 인한 사고가 실제로 발생하면 정작 도움이 필요한 시민의 신고가 접수되지 못할 우려도 커진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여진 가능성은 소방에서도 예측이 어렵고, 신고가 들어온 곳의 대피 필요성을 판단하는 것 또한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전체 시민의 안전을 위해 지진 발생 사실을 확인하거나 단순한 문의 전화는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