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납품 특혜' KD코퍼 대표
- "최에 현금 4000만원도 줬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법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여자 배드민턴팀 창단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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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권 회장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순실(61·구속기소) 씨와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6년 2월 22일 있었던 독대 상황을 설명했다.
권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배드민턴팀이 만들어져 포스코 같은 기업이 지원하면 대한민국 체육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란 취지의 말을 했던 것 같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독대 직후 인근에서 대기하던 안 전 수석이 최 씨 소유의 매니지먼트사 더블루K 조성민 대표의 전화번호를 건네주며 만남을 주선했다며 "처음으로 들어본 이름이었기 때문에 왜 이런 기업 이야기가 나오나 하고 의아스럽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재단 출연 결정에 대해 "자발적으로 했다기보다는 취지에는 찬성하지만 어느 정도…. 저희가 압력으로 부담을 가졌던 게 사실이다"고 털어놨다. 포스코는 미르재단에 30억 원, K스포츠 재단에 19억 원을 출연했는데, 이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감사 표시는 없었다고 권 회장은 전했다.
이와 함께 같은 공판에 또 다른 사안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한 '정유라 친구 아버지'인 KD코퍼레이션 이모 대표는 최순실 씨를 통한 박 전 대통령의 지원으로 현대자동차 납품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납품 특혜' 정황을 증언하면서 "부인과 친분이 있는 최 씨가 먼저 부인을 통해 '현대자동차 납품이 가능하다'고 말했으며 이에 사업소개서를 최 씨 측에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이 대표는 최 씨의 현대차 납품 제안 이전에는 네덜란드-영국 합작기업 로열더치셸 납품을 청탁했으나 실패했으며, 그럼에도 1162만 원짜리 샤넬백을 최 씨에게 선물했다고 말했다. 또 최 씨가 선물 받은 샤넬백을 교환한 것을 알게 된 뒤 현대차 납품이 성사됐을 때는 현금 4000만 원을 전달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이러한 금품 전달은 최 씨의 요구로 한 게 아니었다고 이 대표는 덧붙였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