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노동시간 감축 기조에 맞춰 우정사업본부 집배원들이 토요일 택배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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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집배노조 부산지역본부 소속 노조원들이 부산우정청 앞에서 토요택배를 폐지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전국집배노조 부산지역본부(집배노조)는 최근 부산우정청 앞에서 토요택배 폐지를 요구하며 집회를 여는 등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집배노조는 격주마다 돌아오는 토요택배와 하루 10시간이 넘는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우정청을 규탄했다.
류기문 전국집배노조 부산지역본부장은 “지역 집배원들은 하루 평균 11시간을 일한다. 공무원 신분에도 주 5일 근무를 하지 못하는 경우는 집배원이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다음 달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주 최대 52시간으로 노동시간이 단축되지만 집배원들에겐 먼 나라 이야기다. 집배원에 따르면 중노동에 시달리다 과로사 및 자살 등으로 눈을 감은 집배원이 올해만 10명에 달한다. 토요택배가 없어지지 않는 이상 업무강도가 낮아지지 않고 이는 곧바로 집배원의 희생으로 이어진다.
우정사업본부는 위탁택배원에게 토요택배를 전적으로 맡기는 방안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집배노조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방안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이용하는 부적절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부산지역 집배원은 총 2744명에 위탁택배원은 234명이다. 집배원이 격주 토요일마다 소화하는 택배 물량을 10분의 1 규모도 안 되는 위탁택배원이 소화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채용 권한을 가진 부산우정청은 위탁택배원을 대규모로 충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
류 본부장은 “정규직인 집배원의 휴식을 위해 비정규직인 위탁택배원이 동원되는 것”이라며 “비윤리적인 대처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며 토요택배를 폐지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2014년 8월부터 토요택배를 중단했다가 1년 뒤 2015년 9월 12일 우편사업의 수익 악화와 국민 편의 증진이라는 명목으로 부활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