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비 점검에 써 실험·연구 안해
- 센타우르 감지는 건강 위협 없어”
- 대책위 “시민 배제돼 믿기 어렵다”
미군이 생화학 위협 방어용 감시체계(주피터 프로그램)를 운용하려고 부산 남구 부산항 8부두에 독성 세균을 반입, 생화학 무기를 실험했다는 의혹이 일자 주한미군이 이를 반박하는 현장 설명회를 열었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시민 참여는 배제한 기만적 설명회”라고 비난하며 부두 내에서 관련 장비를 즉각 철거하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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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센타우르 현장 설명회가 열린 남구 부산항 8부두 내 주한미해군 해상수송사령부 시료분석실에서 앤디 밀트너 대령이 시설 안내를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22일 주한미군에 따르면 ‘센타우르(CENTAUR) 체계 현장 설명회’가 지난 20일 8부두에서 열렸다. 센타우르는 ‘검증완료된 장비 운영체계’를 뜻하는 말로 주피터 프로그램을 위한 장비 운용 체계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사령부 주관으로 열린 설명회에는 청와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질병관리본부 부산시 남구 등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주한미군은 8부두 내 분석실과 생화학 탐지 장비 등을 공개하고 브리핑을 진행해 생화학 위협 탐지 장비가 작동하는지 점검하기 위해 보정용으로 세균 샘플을 반입했을 뿐 실험이나 연구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스티븐 윌리엄스 주한미군 참모장은 “센타우르는 최신 생화학 방어 감지 체계로 건강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주한미군은 한국에 생균이나 활성화 시료를 반입하지 않았고, 실험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일자로 일체의 샘플을 반입하지 않기로 결정한 공문을 공개하면서 “샘플 반입은 한미 양국이 협의해 결정한다. 미군지위협정(SOFA) 합동 실무단의 2016년 합의에 따라 한국에 반입하는 샘플은 질병관리본부에 통보하도록 돼 있으며, 지금까지 반입한 비활성화 무독성 샘플 반입 내역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앤디 밀트너 화학·생물학·방사능·핵 및 고성능 폭발물 실장은 “그동안 8부두와 평택에 있던 모든 샘플은 유해성 물질 폐기 절차에 따라 멸균기에 넣어 의료폐기물로 안전하게 소각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은 현재 8부두와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센타우르를 운용 중이다.
그러나 ‘감만 8부두 미군부두 세균무기실험실 추방 부산시민대책위원회’는 “시민 참여를 배제한 현장 설명회에서 주한미군이 무슨 말을 하든 그 내용을 믿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이날 8부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주한미군은 기만적인 설명회를 열 게 아니라 생화학 관련 시설을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