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 최고기온 평균 28.9도
- 스포원 위치 비교해 0.7도 낮아
- “결과 토대로 관측소 이전 건의”
부산 금정구가 한여름 가장 더운 지역을 의미하는 ‘금프리카’(금정과 아프리카 합성어)의 오명을 벗겠다며 추진한 용역(국제신문 지난 7월 22일 자 8면 보도)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 구는 이번 용역 결과를 근거로 부산지방공단 스포원에 설치된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소(AWS·사진)의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구는 지난 3월 시작한 ‘폭염 등 기후변화 및 환경영향분석 용역’을 완료했다고 28일 밝혔다. 부산대 산학협력단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금정구 일대 상세기후도(최고·최저·평균기온, 강수량 등)를 제작했다. 용역팀은 전 지구적 기후 분석자료를 이용해 금정구에 적합한 모형을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했다. 여기에 지역 내 7곳의 실제 기온 관측값 등을 추가, 보정해 결과물을 냈다.
용역팀이 도출한 결과와 AWS 관측 평균값 사이에 의미 있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역 결과 금정구 면적평균 여름철 평균 최고기온은 28.9도였다. 이는 스포원에 위치한 AWS 관측값(29.6도)보다 0.7도 낮다. 최저기온 또한 AWS 관측값과 비교해 0.6도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용역을 수행한 부산대 안중배(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통상 예보에서 기온차가 0.5도 이상 벌어지면 ‘예년보다 춥다(덥다)’고 표현한다. 실제 관측값이 포함된 용역 결과에서 여름철 최고기온이 0.7도 차이 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금정구 AWS가 비교적 기온이 높은 곳에 위치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구는 이번 용역 결과를 근거로 AWS 위치 이전 등을 기상청에 건의할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기후 관련 정책 마련에 근거가 되는 AWS 값이 실제보다 높게 측정되고 있다면 정책 수립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위치를 옮겨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AWS 이전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여름철 더위로 악명 높은 경남 밀양시도 2004년 관측소 위치 탓에 기온이 높게 측정된다며 이전을 요구했고, 시의회까지 나서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WS를 이전할 경우, 지금까지 누적한 기상 통계치가 무용지물이 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AWS 설치 및 이전에는 여러 조건이 뒤따른다. 2014년 이미 금정구의 요청에 따라 부산대에 있던 AWS를 스포원으로 옮겼다. 당장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