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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힘들었‘쥐’…2021년 행복하‘소’

시민 새해 소망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12-31 20:30:12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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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종식된다면 당신은 가장 먼저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국제신문은 새해를 맞아 각계각층의 독자에게 희망의 질문을 던졌다. 코로나가 새해에는 잠잠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첫 출근 대신 재택근무 … 회식 하고 싶어요

- 한석주(28) 직장인

   
지난 가을 여러 노력 끝에 출판사에 취직했다. 첫 출근하려 했는데, 웬걸 코로나19 로 인한 재택근무로 한 달 동안을 회사에 가보지도 못했다. 나에게 일을 가르쳐주는 선배 얼굴도 모르겠고, 회사에 같이 들어온 입사 동기들 목소리가 어땠는지도 잘 기억이 안 난다. 회식도 몇 번 해보지 못했다. 코로나19가 끝나서 재택근무가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회사 사람들이랑 고기도 굽고 술도 마시고, 가끔씩은 일 얘기도 하는 그런 일상을 경험해보고 싶다.


◆요양병원 계신 아버지께 따뜻한 밥상 대접을

- 류민정(40) 직장인

   
아버지가 요양병원에 계신 지 12년 됐지만 작년만큼 더 그리운 적이 없었다. 작년 초부터 코로나 때문에 거의 뵙질 못했다. 기껏해야 병원 유리문 앞에서 손조차 잡지 못하고 얼굴만 잠깐 보고 가는 게 전부라 늘 죄송한 마음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1주일에 한 번씩 가서 어깨도 주물러 드리고 얘기도 나누곤 했는데 지금은 아예 차단돼 안타깝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최근에 이사한 집에 한 번 모시고 와 제대로 대접해드리고 싶다. 집에서 아버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비행기에서의 설렘, 어서 빨리 선물하고파

- 이선주(31) 에어부산 승무원

   
7년간 일했는데 이렇게 답답한 상황은 처음이다. 지난해 절반 정도는 쉬었다. 비행할 때도 매번 마스크, 장갑, 고글을 쓰고 승객을 맞이한다. 그러다 보니 승객들과 감정 교류 없이 기계적으로 일하게 돼 속상하다. 얼른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마주하며 승객들을 안내하고 싶다. 특히 전국에서 처음 시도한 ‘도착지 없는 비행’에 예상보다 많은 분이 참여하는 걸 보며 많은 이가 여행을 떠나고 싶은데 가지 못해 답답해한다는 것을 느꼈다. 상황이 빨리 끝나 승객들에 어디론가 떠나는 설렘을 선물하고 싶다.


◆딸기농장 체험 대신 비대면 딸기요리 개발

- 박정욱(46) 농업회사법인 클라우드베리 대표

   
농업인으로서 정말로 힘든 세월을 보내야 했다. 2009년 김해 서부동 곤지마을로 귀농해 영어 딸기 체험농장을 운영하며 나름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는데 코로나 19라는 큰 장애물을 만났다. 원망만 할 수는 없어서 훌훌 털고 다시 새해를 기약하며 준비하고 있다. 요즘은 딸기 요리 체험 키트를 구매하면 동영상으로 집에서 요리하며 영어를 배우는 비대면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코로나가 끝나면 지역 농민들과 다시 공동 영어 체험 농장을 운영해 부농의 꿈을 나누고 프로그램 수출도 하고 싶다.


◆힘든 시간 보낸 녹산산단 … 수출길, 열려라!

- 이남규(75) 광명잉크제조(주) 회장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세계 최대 소비국인 미국과 유럽의 물량이 줄고, 한진해운 퇴출 이후 수출 운임도 최대 50%까지 올라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녹산산단의 수출 기업 대다수가 20~30% 정도 매출이 줄었다. 수출 물량이 회복된다고 하나 그 흐름이 더디고, 주52시간제 시행 등 각종 규제는 강화돼 경영 부담이 커졌다. 올해는 지난해 줄어든 물량을 어떻게든 회복하는데 매달려야 할 것 같다. 정부가 각종 규제를 없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새로 카페 문 연지 1년 … 신메뉴 만들 기회로

- 한경은(33) 자영업자 핸들커피 운영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돼 포장 판매만 가능해지면서 매장 손님 위주로 영업을 하는 업소는 타격이 더욱 크다. 지난해 9월 부푼 꿈을 안고 기존 업장을 리뉴얼해 문을 열었는데 답답하다. 오랜 기간 커피와 관련한 일을 하며 쌓은 경험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해 아쉽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토스트 등 간단한 식사류도 파는 등 메뉴 개발을 하며 마음껏 꿈을 펼치고 싶다. 이곳은 인근 공단 근로자가 즐겨 찾고 학생 단골도 많다. 이런 단골을 겨냥한 다양한 인테리어와 서비스 개발을 준비 중이다.


◆단체손님으로 식당 꽉 찰 그 날 기다립니다

- 고지영(54) 자영업자 포항물회 운영

   
고지영(왼쪽), 조부경
나 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자영업자가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우선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내가 먼저 여유를 갖고 가게를 찾아주는 손님이 만족할 수 있게 응대할 것이다. 이렇게 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물론 단체 손님이 밀려들 정도로 힘들고 바쁘더라도 흥이 날 것이다. 우리 동네뿐만 아니라 지역 내 소비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예전처럼 활기를 되찾고 모든 상인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길 바란다. 우리 모두 희망을 가지고 조금만 참고 견뎌내자.


◆친구들과의 배낭여행, 조만간 갈 수 있겠죠

- 조부경(26) 부산대 언어정보 4

가장 목마른 것은 여행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꼭 친구들과 자유롭게 배낭여행을 가보고 싶다. 친한 친구들과 졸업이나 취직 전에 꼭 해외여행을 같이 가자고 약속했는데 당장은 이루기 쉽지 않아 보인다. 또 사소하지만 마스크를 벗고 달려보는 것도 소원이다. 건강을 위해 러닝을 자주 하는데 마스크를 벗고 달려본 적이 언제인지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 생활을 마무리하게 돼 아쉬운 마음이다.


◆밀리고 취소됐던 공연 … 올해는 들려드리리

- 최수열(41) 부산시향 예술감독

   
최수열(왼쪽), 전준우
부산시향을 이끄는 예술감독으로서 공연 연기와 변경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가혹한 한 해였지만 그럼에도 부산시향은 언제나처럼 기대를 가지고 2021년의 계획을 세웠다. 30회에 달하는 연주회의 주제를 잡고 연주곡을 선정하고, 그 결과물을 감상하러 올 관객들을 상상한다. 우리의 음악을 들으러 공연장에 와 주는 관객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들인지 한 해 동안 뼛속 깊이 느꼈으니, 이제는 그 소중한 존재들에게 혼신을 다해 음악을 들려드릴 기회가 방해받지 않는 2021년이 되길 소망한다.


◆사직구장 가득 메울 팬들 위해 연습 또 연습

- 전준우(34) 롯데 자이언츠 주장

시즌 대부분을 무관중 경기로 치르면서 관중이 없는 텅 빈 경기장이 무척 아쉬웠고, 사직구장을 가득 채웠던 팬들의 함성이 무척 그립다. 특히 팬 여러분도 좋아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관중석이 아닌 TV로만 접해야 했기에 답답했을 것 같다. 그런데도 관중석이 아닌 각자의 공간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롯데 자이언츠가 시즌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셨다. 2020년은 다소 아쉬웠지만 2021년에는 선후배 선수들과 힘을 합쳐 팀이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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