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밀학급 일반계 이전 여론도
지역에 특성화고가 한 곳도 없어 설립 필요성이 제기된 부산 기장군에 연제구 계성여고를 이전 설립하려던 계획이 결국 무산됐다. 이전 예정 부지 소유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개발 지연 이자를 학교 측에 요구하면서 토지 매입비용이 크게 오른 까닭이다. 부산시교육청은 해당 부지로 이전할 다른 학교를 찾고 있으나 신청하는 곳이 없어 난항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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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교육청 전경. 국제신문 DB |
부산시교육청은 기장군 정관읍 ‘정관4고’ 부지로 이전할 새 학교의 공모 기간 연장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간 이 부지로 이전할 학교를 찾았으나 한 곳도 신청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애초 이곳은 연제구의 특성화고인 계성여고가 이전하기로 계획됐다. 계획대로 추진됐다면 다음 달 개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학교법인 측이 토지 매입과 건축물 공사 등을 이행하지 못하면서 시교육청은 지난해 11월 이전설립 계획 승인을 취소했다.
이전이 무산된 가장 큰 이유로 학교의 자금 부족이 꼽힌다. 애초 계성여고가 학교용지 매매를 위해 지불할 토지조성 원가는 74억 원이었다. 그러나 LH가 국토교통부 훈령 등에 따라 택지 준공 후 2년 뒤인 2010년을 기점으로 밀린 이자(약 47억 원)를 요구하면서 대금이 급격히 불어났다. 계성여고 관계자는 “이전 추진 시점이 2022년인데, 과거 이자까지 부담하는 건 부당하다”며 “이전 무산으로 계약금 등 25억 원을 손해 봤다”고 말했다. 계성여고는 LH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해 오는 12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이전이 무산되면서 기장군의 특성화고 설립도 연기됐다는 점이다. 산업단지가 밀집한 기장군은 특성화고 재학생이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생들은 다른 지역으로 통학해야 하는 불편을 겪는다. 현재 기장군에서 통학하는 계성여고 재학생만 30여 명에 이른다. 계성여고가 이전했다면 약 150명의 신입생을 기장군 학생으로 충당할 계획이었다.
부산시의회 이승우 의원은 “사립학교는 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지 못해 사실상 이전이 불가능하다”며 “기장군은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해 일반계고의 이전 여론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자 문제로 LH와 협의를 진행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며 “기장으로 이전할 학교를 찾는 작업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