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발사한 은하-3호 로켓의 기술은 1950년대 소련이 개발한 스커드 미사일 수준이라고 미국의 로켓 전문가가 밝혔다.

미국의 과학자 단체인 '참여과학자 연대'의 로켓 전문가인 데이빗 라이트 박사는 11일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에 사용되는 산화제와 연료 등을 사용했을 것이라 추측했다"며 '이번 잔해에서 그 점이 확인됐다"고 미국의 소리방송에 말했다.

라이트 박사는 "스커드 미사일은 소련이 지난 50년대 만든 미사일로 북한의 로켓은 선진 로켓 시스템이 아니라 구 소련이 아주 오래 전에 개발한 초기 로켓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처럼 액체 추진체를 사용하는 로켓에는 산화제 탱크와 연료 탱크가 있으며, 우주에는 산소가 없기 때문에 산화제가 따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에 인양된 잔해 중 산화제 탱크 내부에 화학물질이 흐른 흔적을 보면, 적연질산을 산화제로 사용하고 연료는 케로신 즉 등유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라이트 박사는 "은하 3호의 1단 동체에서 산화제 탱크와 연료 탱크의 접합부분을 바탕으로 비율을 알 수 있다"며 "그 비율을 봤을 때 북한이 사용한 연료는 구식 연료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 나로호의 경우 처럼 훨씬 더 추진력이 강한 액체 산화제를 사용하면 추진력을 더 높일 수 있는 것은 사실이자만, 구식 시스템을 사용했다고 해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라이트 박사는 "불에 잘 타는 등유는 로켓의 용도에 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 모두 1단에서 사용할 수 있다"며 "이 연료를 사용했다고 해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려 했다고 확인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사정거리 3백 km의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 동체는 강철로 만들어져 있지만, 북한의 1단 로켓의 동체는 알루미늄 마그네슘 합금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라이트 박사는 이에대해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거나, 사정거리를 더 늘리기 원하면 로켓 동체의 무게가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은하3호가 강철로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북한의 로켓 엔진에 대해서는 "소련에서 엔진을 통째로 입수했거나, 아니면 엔진을 만들 수 있는 장비를 구입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라이트 박사는 "북한의 로켓 기술은 100kg 중량의 작은 인공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려놓는 수준"이라며 "만일 북한이 더 큰 위성을 쏘아 올리려고 한다면 지금보다 더 강력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진정으로 우주 발사 능력에 관심이 있다면 또 다시 로켓을 발사하고, 시스템의 안정성, 꾸준한 성공 여부 등을 보여주려고 할 것이지만 북한이 과연 그런 능력이 있는 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한국을 앞서 우주발사국이 됐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현 수준에서 또 시험을 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북한이 한동안 시험을 중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컷뉴스/국제신문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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