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이 침몰할 때 밴드 리더가 연주하던 것으로 짐작되던 바이올린이 진품으로 밝혀졌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16일 보도했다.

윌리스 하틀리와 그의 밴드는 지난 1912년 타이타닉호에서 연주하다가 1천500여명의 승객과 함께 숨졌다. 하틀리의 시신은 열흘 후에 회수됐으나 그의 유품 목록에바이올린은 없었다.

당시 몇몇 신문들은 "정장 차림의 하틀리가 바이올린을 몸에 끈으로 묶은 채 발견됐다"고도 보도했다.

이후 바이올린이 떠내려갔다는 것부터 시신 회수 작업에 연관된 사람들이 훔쳐갔다는 얘기까지 하틀리의 바이올린과 관련해 다양한 설이 나돌았다.

타이타닉호 유품 전문 경매회사를 운영하는 헨리 알드리지와 그의 아들인 앤드류 알드리지는 지난 2006년 하틀리의 바이올린을 가지고 있다며 팔기를 원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이를 받아 전문가들에 진품 여부를 의뢰했다.

앤드류는 전문가들이 증거 검증에 7년을 보낸 뒤 "이 바이올린이 하틀리의 바이올린이 아니라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선을 넘어선 것으로 확신한다"며 진품으로 결론냈다.

앤드류는 "처음 바이올린을 봤을 때 마치 진짜인 것처럼 상태가 너무 좋아 흥분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정부 법의학 수사기관을 포함해 광범위한 전문가들이 검증에 참여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법의학 수사기관은 "부식 침전물은 (타이타닉호가 가라앉은) 바닷물에 잠겼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바이올린 입수 경위와 관련, 사고 몇 개월 뒤 당시 영국에 살던 그의 약혼녀에게 하틀리의 바이올린이 돌아왔는데, 그녀의 일기에서 1912년 7월 19일, 캐나다 노바 스코디아로 보내는 소인이 찍힌 전보 스크립트가 발견됐다고 BBC는 설명했다.

전보는 "사망한 나의 약혼자의 바이올린이 되돌아오는 것을 가능하도록 해준 모든 이들에게 나의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