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수 언론 폭스뉴스가 강경 보수 유권자 단체 티파티로부터 시청 거부를 당했다고 온라인매체 데일리비스트가 24일 보도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좌회전"했다는 것이 티파티가 내세운 이유다.

폭스뉴스는 미국 케이블 뉴스 시청률 1위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정책을 거세게 비판하면서 노골적으로 보수 성향을 드러내 온 매체다.

데일리비스트에 따르면 티파티는 지난 21일 오전부터 24일 오전까지 사흘간 폭스뉴스 시청을 거부했다. 티파티가 폭스뉴스 거부 운동을 벌인 것은 올 들어 2번째다.

이들은 특히 리비아 벵가지의 미국 영사관이 테러 집단으로부터 공격당한 사건을 폭스뉴스가 추적 보도하지 않는다며 불평을 제기한다.

이 단체의 한 활동가는 "폭스뉴스는 특히 선거 이후 계속 왼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하면서 공화당과 폭스뉴스는 이민자 문제 등 여러 이슈에서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한다고 말한 로저 에일스 폭스뉴스 최고경영자의 발언을 지목했다. 이 활동가는 "단 하나뿐인 보수 방송사를 잃고 있다"고 탄식했다.

티파티는 '벵가지의 진실'이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폭스뉴스가 더 많은 돈을 벌려고 보수적 시청자를 배반하고 왼쪽으로 이동했다고 비난한다.

티파티 회원들은 폭스뉴스의 대안으로 올여름 개국할 '원 아메리카'(One America)라는 보수 성향 방송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첫 번째 시청 거부 이후 폭스뉴스가 벵가지 사건 보도를 늘렸지만, 닉슨대통령을 무너뜨린 워터게이트 사건 때 같은 대담한 탐사보도가 아니라 정부에 불평하는 수준일 뿐이라며 폭스 역시 진실을 숨긴다고 꼬집었다.

굴뚝 청소부로 일하며 우파관련 기념품을 파는 도니 파너는 폭스뉴스의 모기업인 뉴스코프가 지난 1월 공화당 후보보다 민주당 후보에게 더 많이 기부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매우 놀랐다면서 "폭스는 아마도 우리 주머니를 털어가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시청 거부에 참여한 이들은 폭스뉴스가 "우회전"하기를 바라며 탐사보도로정치인들을 무너뜨리는 "우파의 CBS 뉴스"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