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국민 '열에 아홉' 이상은 중국의 군사력 성장이 자국에 해가 된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가 호감도 조사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한국인이 중국에 호감을 표했던 반면 일본인 가운데 중국에 호감을 가진 응답자는 5%에 불과했다.

이같은 내용은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리서치센터가 18일 공개한 '미국과 중국: 2대 초강대국의 이미지' 조사에서 드러났다.

퓨리서치는 지난 3~4월 전세계 39개국 3만7천653명을 상대로 설문을 진행했는데'중국의 군사력 성장이 자국에 좋은가 나쁜가'를 묻는 항목에서 한국인 응답자의 91%, 일본인은 96%가 '나쁘다'라고 답했다.

반면 '좋다'는 답변은 한국의 경우 6%에 그쳤고 일본인 가운데에는 2%에 불과했다.

2010년 조사에서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나쁘다-좋다'의 응답 비율은 한국 86%-7%, 일본은 88%-4%였다. 최근 3년 사이에 '나쁘다'는 의견이 더 힘을 얻은 셈이다.

국가 호감도를 조사하기 위한 '중국에 호의적인가 그렇지 않은가'라는 질문에서는 양국의 반응이 다소 엇갈렸다.

한국의 경우 50%가 '비호감'이라고 답했지만 '호감'이라는 응답도 46%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 전체 국가에서 중국에 대해 '호감'이라는 응답이 50%였음을 고려하면평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치다.

이에 비해 일본인 응답자 가운데에는 무려 93%가 '비호감'이라고 답했고 '호감'이라는 응답은 5%였다. 일본은 조사대상국 가운데 '중국에 비호감'이라는 답변 비율이 가장 높았다.

특히 일본에서는 최근 수년간 중국의 이미지가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조사에서는 일본인의 61%가 중국에 대해 '비호감'이라고 답했고 지난해는 같은 답변이 84%를 차지했는데 올해는 응답자의 거의 대다수가 비호감을 드러냈다.

이런 조사 결과는 한국과 일본 국민 모두 중국의 군사력 확장을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한국인보다는 일본인이 중국을 더 싫어하며 전세계를 통틀어서도 일본이 중국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퓨리서치는 이에 대해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영토 분쟁으로 중국과 일본 사이의 긴장이 고조됐으며 일본인의 82%가 영토 갈등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보다는 미국이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다는 의견이 전세계적으로 더 많았고 국가 호감도에서도 미국이 중국을 앞섰다.

국가 호감도 조사에서 조사대상 39개국을 통틀어 미국이 '호감'이라는 응답은 63%였으나 중국의 경우 50%였다.

'미국과 중국 가운데 어느 나라가 세계를 이끄는 경제 대국인가'라는 문항에서는 전체 조사대상자 가운데 41%가 미국을 택했고 중국이라는 답변은 34%였다.

2008년 같은 질문에서 미국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47%, 중국이라는 답은 20%였으며 이같은 수치 변화는 2008년 세계 경제위기 이후 국제경제에서 '힘의 균형'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퓨리서치는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