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수도 오타와의 국립전쟁기념탑 앞에서 23일(현지시간) 두 소년이 이곳을 지키다 총기 난사범에 의해 숨진 왕립기마경찰대원 네이선 시리요(24)의 명복을 기원하는 헌화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해외서 테러관련 활동 130여 명
- 극단주의 급속 확산 우려 고조
- 범인 잦은 방문 인접 美도 긴장

지난 22일 수도 오타와 국회의사당에서 총격 테러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테러 청정국으로 손꼽히는 캐나다가 테러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이번 테러는 캐나다에서도 극단주의가 퍼지고 있다는 신호로, 실제 IS에 몸담고자 해외로 건너가는 캐나다 청년들이 줄을 잇고 있다.

캐나다는 미국 주도의 IS격퇴 작전에 적극 동참하고 있어 IS의 보복이 우려됐다. 이로 인해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테러에 대한 걱정이 덜했던 사회 분위기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IS의 대변인은 미국 프랑스 호주와 함께 캐나다를 거론하며 이슬람 전사들이 이들 국가와의 전쟁에 나설 것을 촉구한 바 있다.

24일 캐나다 경찰은 총기를 난사범인 제하프-비보(32)가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본거지인 시리아로 들어가기 위해 여권을 신청했지만 발급이 늦어지는 게 범행 동기의 일부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은 "여권 신청이 거부된 것이 아니라 심사 중이었다"고 덧붙였다. 20일 퀘벡에서 군인 2명을 차로 치어 한 명을 숨지게 한 범인도 IS에 동참하고자 터키로 떠나려다 적발돼 여권을 압수당한 상태였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해외에 머물면서 테러 관련 활동을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캐나다인을 130명 이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중 30여 명은 시리아 내 테러 활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현지 IS에 합류한 캐나다인은 70명에 이른다.

캐나다 보안당국은 해외에서 귀국했거나 해외로 나갈 가능성이 있는 극단주의자 90여 명을 감시하고 있다. 하지만 범인 비보는 감시명단에 올라있지 않았다. 극단주의가 정부의 감시망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테러 우려가 높아지자 캐나다의 사회 분위기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BBC방송에 따르면 이번에 테러가 발생한 오타와 국회의사당은 본관 건물 앞까지는 일반에 공개돼 맑은 날이면 잔디밭에서 요가 수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해서, 이번에 희생된 왕립기마경찰대원 네이선 시리요(24)도 사건 당시 장전안 된 총을 휴대하고 있었다.

캐나다인들은 정치인과 시설들에 대해 미국처럼 삼엄한 보안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하지만 잇단 테러로 이런 분위기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캐나다 정부는 주요 시설에 대한 보안 절차가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도 이번 일로 긴장하고 있다. 미 정보당국은 비보가 작년까지 미국을 최소 4번 방문했음을 확인하고 당시 그의 행적을 추적하는 한편 그가 접촉했던 이들도 조사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