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8일 빅토리아 호수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아프리카의 우간다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요웨리 무세베니(1944~) 대통령이 1986년부터 지금까지 30년간 장기 독재하고 있는 나라에서 투표라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겠느냐 싶을 수도 있겠다.

지난 18일에 열렸던 선거는 그다지 민주적인 선거는 아니었던 것 같다. 무세베니 현 대통령의 주치의였다가 이제는 가장 강력한 정적이 된 키자 베시그예(1956~) 후보는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세 번의 대통령 선거에 야당 대표로 나섰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무려 60.8%대 35.4%라는 큰 차이로 무세베니 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우간다의 이번 선거는 부정선거라는 의혹이 너무나 크다. 투표 3일 전, 베시그예 후보가 선거운동을 하러 가는 도중에 구류됐다. 베시그예 야당 후보는 전자투표에서 여당의 무세베니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투표 수를 조작하는 선거부정(Vote-rigging)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선거 다음날인 19일 베시그예 후보는 선거에 부정이 있었다는 발표를 했으나 그의 자택에 연금됐다고 한다.

우간다에서 이처럼 부정선거를 하면서도 1984년부터 독재자가 장기집권할 수 있는 이유는 무세베니 대통령이 미국을 등에 업고 있다는 것이 큰 역할을 한다. 헬렌 엡스타인은 2014년 '뉴욕 저서 리뷰(The New York Review of Books)'에서 1990년대 초 아프리카의 무장 이슬람 세력을 염려한 클린턴 행정부가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와 연맹관계를 맺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우간다라고 한다. 그 이후 지금까지 우간다는 미국의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미국의 국방성 홈페이지에는 "미국과 우간다는 전략적 파트너 관계"라고 명시하면서 무세베니 대통령 집권 이후 내전이 종결되고 민주적 경제적인 진보가 있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결국 우간다가 민주적인지 비민주적인지, 국민들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보다 우간다의 정치적 변화가 미국의 국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가 더 중요한 결정 요소라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사드(THAAD) 배치 문제를 이 관점에서 바라보자. 사드 배치를 하겠다는 국방부의 발표와 동시에 국내에서 큰 논란이 일었으며, 중국 정부는 매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방부의 발표를 따르자면 사드 배치는 미국과의 긴밀한 협조 속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북한의 위성 발사에 대한 경제 제제조치에 비협조적이던 중국 정부가 갑자기 북한 제제쪽으로 선회하면서 미국 정부는 사드 배치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말은 없었다고 발표했다.

어떻게 보면 한국의 사드 배치 발표는 중국 정부를 압박해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던져진 장기판의 '졸' 하나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지나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간다의 선거와 이 사드 문제를 연결해보자면 간단한 답이 나오는 듯 하다. 미국은 한국의 관계를 의리보다는 이익을 우선시하면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버려야 할 시점에 와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자유기고가 jby663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