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차안 대피생활 여성 사망 

-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확산

- 에콰도르 무장강도 약탈 극성

- 매몰 여성 32시간 만에 구조

- 진척 더뎌 양국 사망자 늘 듯

일본과 에콰도르를 강타한 강진으로 인한 피해가 급속히 늘고 있다. 에콰도로의 경우 사망자가 400명을 넘어섰고 건물 잔해에 깔린 실종자 수도 230여 명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매몰 여성 32시간 만 극적 구조

에콰도르 정부는 18일(현지시간) 현재 규모 7.8의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41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여전히 230여 명이 무너진 건물 잔해 등에 깔려 실종 상태이며, 부상자도 2600여 명에 달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해변 도시인 페데르날레스 등지에서 구조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피해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는 양상이다. 이번 지진의 최대 피해 지역 중 하나인 마나비주 만타의 한 쇼핑센터에서는 이날 새벽 한 여성이 무사히 구조되는 장면이 현지 TV를 통해 방영됐다. 무너진 천장과 바닥 사이에 갇혀 있었던 이 여성은 소방관들이 뚫어낸 직경 70㎝ 크기의 콘크리트 구멍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구조대원들은 인명 구조견을 이용해 수색을 계속했고, 비슷한 장소에 갇힌 여성 한 명과 남성 한 명을 추가로 구조했다. 이들은 지진으로 무너져 내린 쇼핑센터 지붕과 바닥 사이에 갇힌 채 32시간을 보냈지만, 비교적 양호한 건강상태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콰도르 당국은 이 쇼핑센터에서 전날 구조작업이 시작된 이후 24시간 동안 모두 8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피해 지역 주민들은 끝나지 않은 여진의 공포와 더딘 구조작업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많은 피해 주민이 전기와 수도가 끊긴 부서진 집이나 거리에서 잠을 자며 음식과 담요 등 구호물품에 의존하고 있다. 혼란도 극심해져 포르토비에호에서는 부서진 건물에 들어가 사람들이 옷가지 등을 훔치기도 하고, 페데르날레스의 해변에는 무장강도가 물과 생필품을 실은 트럭을 약탈하기도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확산

일본 구마모토현에서는 19일(현지시간) 오전 8시께 미나미아소무라 가와요노다카노다이 지구 수색 현장에서 사망한 여성 1명이 발견 되는 등 이날 하루에만 사망자가 3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번 강진에 따른 인명 피해는 사망 47명, 실종 6명으로 집계됐다. 또 부상자는 구마모토현 1055명을 포함해 규슈 5개 현에서 1117명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대형 산사태가 발생한 미나미아소무라에서도 8명이 실종돼 수색 작업이 진행됐다. 특히 재해 시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는 시점인 72시간 골든타임(19일 새벽 1시25분)이 경과한 가운데 수색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어 희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이와 함께 이날 오전 7시께 구마모토현의 한 주택 주차장의 차 안에서 생활하던 51세 여성이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 여성은 폐 혈관에 피가 뭉친 '폐혈전색전증'으로 사망했다. 경찰은 이 여성이 지진 이후 차 안에서 대피 생활을 하다가 이른바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이 생겨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은 항공기 일반석에서 장시간 앉아 있을 때 혈액순환이 제대로 안돼 심한 경우 혈액 응고로 사망하기도 하는 증상을 말한다. NHK는 차 안에서 대피생활을 하다가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판정을 받은 환자가 18명이며, 이 중 2명은 중태라고 보도했다. 유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