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강진이 강타한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피난생활 중 건강악화로 인한 사망이 속출하는 등 2차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또 가옥 파손 및 여진 공포로 12만 명가량이 대피소 생활을 하면서 빈집털이 등 범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일 일본 구마모토현에 있는 한 슈퍼의 선반이 텅 비어 있다. 구마모토현 일대는 연쇄 강진 여파로 식료품 수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P 연합뉴스

■절도사건 14건 접수

이른바 '재해관련사'(死)로 추정되는 사례가 현재까지 11건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여진을 피해 좁은 승용차 안에서 오래 생활하다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항공기 일반석에서 장시간 앉아 있을 때 혈액순환이 제대로 안돼 심한 경우 혈액 응고 등으로 사망하기도 하는 증상)으로 사망한 사람도 1명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지진의 직간접 희생자 수는 지진의 직접적인 영향에 의해 사망한 48명을 포함해 모두 59명이 됐다. 또 구마모토현 내 피난민은 현재 10만3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빈 집이나 점포가 늘어나면서 현금이나 귀금속 등을 훔쳐간 사례가 9건 등 절도사건이 14건 접수됐다.

대피소에서 돈이 될만한 것이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의 가방을 잡동사니가 들어있는 가방과 바꿔치기하는 수법, 일본식 숙소인 료칸을 돌며 현금이나 귀금속을 쓸어담아 가는 수법도 있었다. 스마트폰도 범행대상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40년 된 원전 안전검사 합격판정

연쇄 지진으로 원전 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는데도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간사이 전력이 후쿠이현에 운영 중인 다카하마 원전 1·2호기(운전 정지 상태)가 새로운 안전 기준을 충족한다며 합격증에 해당하는 '조사서'를 이날 확정했다.

다카하마 원전은 1호기가 1974년 11월, 2호기가 1975년 11월에 가동을 시작했다. 일본에서 40년이 넘은 원전이 안전 기준 심사를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록 지리적으로는 꽤 떨어져 있지만 14일부터 이어진 구마모토현 지진으로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이라 시민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유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