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인, 경찰과 대치 총격전
- 사살까지 2시간30분 걸려
- 휴가철·축제겹쳐 대거 몰려
- 시신·잔해에 현장은 핏빛

14일 밤 10시30분께(현지시간) 프랑스 니스의 코트다쥐르 해변. 프랑스대혁명 기념일 '바스티유의 날'을 맞아 벌어진 흥겨운 축제의 불꽃놀이가 막 끝날 무렵 대형 트럭이 빠른 속도로 달려들었다. 목격자는 "흰색 화물차가 시속 60∼70㎞ 속도로 빠르게 달려갔다"고 말했다. 순간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다. 아름답고 평온하기로 소문난 푸른 리비에라 해변이 순식간에 핏빛으로 물들었다. AFP통신 기자는 "완전한 혼돈 속"이라며 "사람들이 차에 치였고 잔해와 파편이 마구 날아다녔다"고 참혹한 현장을 설명했다.

프랑스 수사관들이 14일(현지시간) 니스 테러에 동원됐던 대형트럭을 조사하고 있다. 앞 유리창 등 곳곳에 총알 구멍이 뚫려있다. 연합뉴스

니스는 프랑스 동남부 지중해에 접한 프로방스 알프 코트다쥐르 지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대표적인 휴양지다. 여름철이 되면 프랑스인뿐 아니라 유럽인과 외국인이 대거 찾아와 바캉스를 즐긴다. 게다가 대형 트럭이 달려든 프롬나드 데장글레는 해안선을 따라 7㎞ 길이로 길게 펼쳐진 산책로다.

시신이 즐비한 현장에서 부상자들을 돌보는 구조요원들. 연합뉴스

그러나 한여름 밤에 휴일을 즐기고 있던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끔찍한 테러에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 현장에는 1500여 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럭은 사람들을 치면서 2㎞가량 지그재그로 광란의 질주를 하며 달렸다. 아동병원 인근에서 길을 꺾어 해변 도로로 진입한 트럭은 산책로를 따라 사람들을 쳐 숨지게 하고 남쪽으로 계속 돌진했다. 한 목격자는 "사람들이 볼링핀처럼 쓰러졌다"며 "호텔로 달려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화장실에 숨었다"며 공포의 순간을 전했다.

트럭은 남쪽을 향해 2㎞를 달리다가 멈춰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던 범인이 사살될 때까지 2시간30분이 흘렀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상황에 혼비백산한 사람들은 해변을 벗어나 건물이 밀집한 동남쪽으로 달아났다. 목격자 프랑크 시돌리는 로이터통신에 "사람들이 쓰러졌고 그다음에 우리가 있던 5m 앞에서 트럭이 멈췄다"며 "한 남자아이가 엄마를 놓치고 바닥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인 데다 대형 행사까지 열려 인파가 몰렸기에 피해가 컸다.

현지 매체들은 거리 도처에 시신이 보이는 끔찍한 상황을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목격자는 "총소리도 들렸다. 혁명기념일 불꽃놀이 소리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유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