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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인 줄 알고…”

바다 넘어 타지에서 범법적 일탈을 즐기려던 배낭여행자들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그 중 일부는 사흘째 사경을 헤매고 있다.

지난 5일 호주에서 하얀 약 가루를 마약인 줄 알고 과흡입한 유럽 배낭여행자9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3명은 여전히 깨어나지 못한 채 병상에 있다.

호주 언론에 따르면 지난 2일 여행자숙소로 쓰이는 호주 서부 퍼스의 한 주택에서 유럽출신 배낭여행객 9명이 쓰러졌다. 지금까지 6명이 퇴원했다. 나머지 2명은 현재 생명이 위독하고, 한 명은 ‘인위적 혼수상태(Induced coma)’지만 안정적이다.

생명이 위독한 2명은 프랑스 국적 남성, 인위적 혼수상태에 놓인 환자는 독일인 여성으로 알려졌다. 함께 가루약을 흡입했으나 퇴원한 이들은 모두 프랑스·독일·이탈리아·모로코인이다.

퇴원한 이들은 숙소를 떠난 사람에게 배달된 포장 안에 백색가루가 있는 것을 보고 코카인으로 판단해 흡입했다고 말했다.

다른 투숙객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진 이들은 마비 증세를 보이고 말을 하지 못했으며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다. 또 몸은 뜨겁고 심장은 가삐 뛰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결과 이들이 흡입한 것은 일반 처방 약으로 멀미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히요신(Hyoscine)인 것으로 확인됐다. 히요신은 기호용으로 남용되고 있는데, 매우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

경찰은 이 약물이 어디서 왔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한편, 약물을 흡입한 이들 대부분은 의료보험 처리가 안 되는 만큼 수천 호주달러(수백만 원)에 달할 치료비를 부담해야 할 형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