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이 결렬되자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군사작전을 재개했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 니콜라스 대성당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안전을 기원하는 공동기도회에서 눈물을 흘리는 우크라이나 교민. 연합뉴스

27일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협상을 거부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 고문 올렉시 아레스토비치는 “러시아가 중재자를 통해 전달한 조건은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것은 우리를 항복시키려는 시도였다”면서 협상 결렬의 책임은 러시아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가능한 평화조약의 조건은 모스크바가 아니라 키예프의 조건이라야 함을 그들에게(러시아 측에) 표명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사실상 최후첩이나 수용 불가능한 조건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도 “우크라이나 측이 협상을 거부하면서 진격이 재개됐다”고 말했다.

서방은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시키는 데 합의했다. 미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영국·캐나다는 이날 공동 성명에서 “러시아의 전쟁 행위는 국제법에 대한 근본적 공격”이라면서 “우리는 러시아를 국제 금융으로부터 고립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SWIFT는 1만1000개가 넘는 세계 금융기관들이 결제 주문을 주고받기 위해 쓰는 전산망이다. 여기서 퇴출되면 러시아는 수출 대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또 러시아 중앙은행에 대한 제재가 시행되면 6430억 달러(약 774조5000억 원)로 추산되는 외화 보유고 접근이 제한을 받는 만큼 러시아 재정에 직접적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 원래 서방은 신속한 SWIFT 배제를 추진했으나 독일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미뤄졌다.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도 강화했다. 분쟁 지역에 무기 수출을 금지했던 독일 정부는 이날 대전차 무기 1000정과 군용기 격추를 위한 휴대용 적외선 유도 지대공미사일 ‘스팅어’ 500기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독일은 또 휴대용 대전차 로켓 발사기(RPG) 400정의 우크라이나 수출을 승인했다.

프랑스도 군사 장비와 연료를 추가 지원한다. 네덜란드 국방장관도 휴대용 스팅어 미사일 200기와 대전차화기 판처파우스트-3 50정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한다고 의회에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