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 소도시 부차에서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의혹을 받는 부대를 오히려 ‘근위(Guard) 여단’으로 승격시켜 논란이 커진다.

AFP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제64 기계화 여단에 ‘근위 부대’라는 영예 칭호를 부여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과정에서 여단 구성원이 집단적인 용기 강인함을 보여줬다”며 이 여단을 앞으로 ‘제64 근위 기계화 여단’으로 부르라고 지시했다.

이 여단은 지난달 말까지 키이우 서북쪽 부차시를 점령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부대가 민간인 학살 등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판하면서 전쟁범죄 혐의를 받는 병사의 이름 계급 여권 등 세부 인적사항을 공개하고 “반드시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부차에서는 러시아군에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민간인 시신이 지금까지 403구가 나와 국제사회 공분을 일으켰다. 특히 집단매장지는 물론 양손이 뒤로 묶인 채 총상을 입은 시신이 발견되면서 국제사회에서 ‘제노사이드’ 의혹이 거론되기 시작했으며, 국제형사재판소는 최근 부차를 방문해 전쟁범죄 조사를 벌였다. 반면 러시아는 이런 의혹을 ‘가짜뉴스’라며 전면 부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