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회의원이 당선 이후 단 하루도 등원하지 않아 제명 처분이 결정됐다. 일본에서 국회 불참을 이유로 제명된 첫 사례다.

가시 의원 SNS 캡처.

14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 참의원 징벌위원회는 이날 ‘정치가여자48당’ 소속 ‘가시’(본명 히가시타니 요시카즈) 일본 참의원(상원) 국회의원의 의원 자격을 박탈하는 제명 처분을 여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참의원은 15일 본회의 표결로 가시 의원을 제명할 계획이다.

가시 의원은 지난해 7월 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아랍에미리트에 체류하면서 등원하지 않았다. 지난달 22일 국회 회의장에 나와 사과하라는 징계가 내려졌지만, 가시 의원이 이에 응하지 않아 참의원은 가장 무거운 징벌인 제명 처분을 결정했다.

정치가여자48당 측 관계자는 “등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명 처분을 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참의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본에서 국회의원이 불참해 제명 처분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일본 국회의원 제명 처분은 참의원과 중의원(하원)에서 1번씩 있었다.

인기 유튜버 출신인 가시 의원은 지난해 참의원 선거에서 ‘NHK를 때려 부수겠다’는 구호를 내건 NHK당의 비례대표로 출마해 28만여 표를 얻어 당선됐다. NHK당은 지난 8일 당명을 정치가여자48당으로 바꿨다.

이 정당 측은 가시 의원이 귀국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부당하게 구속돼 (소셜미디어를 통한 메시지·영상) 발신이 중단되는 것이 매우 싫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시 의원은 과거에 연예인 등을 대상으로 했던 사생활 폭로로 체포될 것을 우려해 귀국을 미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즈키 무네오 참의원 징벌위원장은 “민주적 절차인 선거에서 국민이 뽑았다는 무게를 생각하면서 절차와 단계를 밟아 오늘 제명에 이르렀다”며 “가시 의원은 법률과 규칙이 있어야 성립한다는 민주주의의 기본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