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절반가량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오는 8월 15일 일본의 종전기념일(패전일·한국의 광복절)에 일제의 가해와 반성을 언급해야 한다는 조사가 발표됐다.

지난 12일 리투라이나 빌뉴스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 장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공익재단법인 일본여론조사회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일본 유권자를 대상으로 ‘평화’에 관한 인식을 물은 우편 여론조사에서 유효 응답자 1758명의 49%는 기시다 총리가 올해 종전기념일 추도식에서 일제의 가해와 반성에 대해 언급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이를 언급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은 46%에 달했다.

조사 기관은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종전기념일 추도식에서 일제의 주변국 가해 사실을 밝히고 사죄한 바 있으나 2013년 이후 추도식에서는 아베 신조·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기시다 총리가 가해와 반성을 말하지 않았다는 점을 설명하고 언급 필요성 여부를 질문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995년 ‘전후 50주년의 종전기념일을 맞아’(무라야마 담화) 성명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제국의 사람들에게 다대(多大)한 손해와 고통을 줬다”면서 “통절한 반성의 뜻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5월 7일 한국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 자신은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며 개인 명의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노동자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반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