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시다, 추도사서 반성 언급 無

일본 패전일인 15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각료, 국회의원이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했다. 한국 정부는 유감을 표명하며 반성을 촉구했다.

일본 국회의원들이 15일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에서 참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교도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이날 오전 도쿄 지요다구의 야스쿠니신사에 다마구시(비쭈기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 대금을 봉납했다고 자민당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자민당 총재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봉납했으며, 사비로 냈다. 직접 참배는 아니지만 공물을 봉납한 것이다. 기시다 총리가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총리에 취임한 2021년 10월에 이어 작년 4·8·10월, 올해 4월 각각 봉납했으며 직접 참배를 한 적은 없다. 일본 현직 각료의 직접 참배는 2020년 이후 4년 연속 이어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은 지난해에 이어 이날도 참배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참배 후 기자단에 “국가 정책에 숨진 영령들을 애도하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밝혔다.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약 70명도 집단 참배했다.

이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관련, 한국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일본 정부와 의회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또다시 공물료를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기시다 총리는 패전일을 맞아 이날 열린 ‘전국전몰자 추도식’에서 일본의 아시아 여러 국가에 대한 가해 사실이나 반성에 대한 언급 없이 “전쟁의 참화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작년 표현을 되풀이했다. 과거 일본 총리들은 패전일에 이웃 나라가 겪은 피해와 함께 이와 관련한 반성의 뜻을 표명했으나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총리 재집권 이후 이런 관행이 끊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