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부산에서 불과 50㎞ 거리의 일본 대마도(쓰시마)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을 설치하려는 계획이 쓰시마 시의회의 ‘1차 관문’을 통과했다.

17일 마이니치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쓰시마 시의회는 전날 일본 정부의 처분장 선정 절차인 문헌조사 수용에 대한 청원 심사 특별위원회를 열고, 지역 내 건설단체와 상공회 등이 낸 ‘조사 수용’과 ‘수용 검토’ 청원을 각각 찬성 다수로 채택했다. 시의회는 내달 12일 본회의에서 이 청원안을 채택할 것으로 보이며, 히타카쓰 나오키 쓰시마 시장이 청원의 수용 여부를 최종 판단하게 된다. 후나코시 요이치 특위 위원장은 “논의는 충분했다. 지역이 찬반으로 나뉘었으니 시장이 빨리 결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히타카쓰 시장은 2020년 처분장 유치를 공약으로 내건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으며, 지난 6월에는 “의회와 내 판단이 같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어 청원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찬성론자들은 “의회 결론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압박하는 모양새다.

쓰시마 시의회는 2007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유치에 반대 결의를 했지만, 문헌조사에 응하면 일본 정부로부터 최대 20억 엔(약 183억 원)의 교부금을 받을 수 있어 다시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쓰시마지역 상공계는 방폐장 설치로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의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선정 절차는 지도 자료 등을 살피는 문헌조사, 굴착한 암반을 분석하는 개요조사, 지하시설을 설치해 적합성을 판단하는 정밀조사 등 3단계로 진행되며, 첫 단계인 문헌조사는 2년 정도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