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1976년 이후 47년 만에 시도한 달 탐사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났다.

러시아 달 탐사선 루나-25가 지난 17일 촬영한 ‘달의 뒷면’. 로스코스모스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스푸트니크통신 보도를 종합하면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달의 남극을 조사하기 위해 떠난 무인 탐사선 ‘루나 25호(루나-25)’가 달 표면에 추락해 완전히 파괴됐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스코스모스는 “초동 분석 결과 계산된 수치와 실제 충격량 변수 간의 편차 때문에 루나-25 우주선이 계산되지 않은 궤도로 진입했고, 달 표면에 충돌해 소멸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루나-25는 애초 21일 달 남극 표면의 보구슬라우스키 분화구 북쪽에 착륙, 1년간 달 내부 구조 연구와 물 등 자원 탐사를 할 예정이었다.

달 남극은 인류의 심우주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인식돼 각국이 뛰어드는 추세다. 인도의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 3호’는 러시아 루나-25 발사 전인 지난달 14일 우주로 올라가 오는 23일 달 남극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찬드라얀 3호가 착륙에 성공하면 인류 최초의 달 남극지역 도달로 기록될 전망이다. 인도가 달 남극에 먼저 깃발을 꽂으면 1957년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등 우주 강국을 자부했던 러시아는 체면을 구기게 된다.

미국은 2025년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Artemis)’로 달 남극 착륙을 시도하며, 중국은 내년 달 남극을 탐사하는 ‘창어’ 6, 7호를 발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