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간단히 말하면, 하루도 빠짐없이 미국을 최우선에 둘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년 만에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대통령직에 복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 DC의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중앙 원형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미국 우선주의’ ‘안보 무임승차 불가’ ‘관세 제일주의’ 등을 국정 핵심 기조로 하는 트럼프 2기 정부가 본격 출범하면서 글로벌 안보와 통상 질서에 대변화가 예상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식 이후 열린 무도회에서 케이를 자른 후에 칼을 들고 서 있다. 이 모습을 멜라니아 여사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역대 최고령 대통령

2017년부터 4년간 제45대 대통령으로 재임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패배, 단임 대통령으로 물러났습니다. 이후 대선 결과 부정, 의사당 폭동 사태 등에 따른 4차례 형사 기소에도 불구하고 제47대 대통령을 뽑는 지난해 11·5 대선에서 완승을 거뒀죠.

미국 역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처럼 연임에 실패하고 다시 도전해 당선된 경우는 22대를 거쳐 1893년 24대에 다시 취임한 그로버 클리블랜드(민주) 이후 132년 만입니다. 덧붙이자면, 1946년 6월 14일 태어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준 78세 7개월로 역대 ‘최고령’이라고 하네요.

대통령 취임식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1985년) 이후 40년 만에 실내에서 열렸습니다. 애초 전통대로 의사당 밖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강추위 때문에 실내 행사로 변경됐어요.

이날 취임식에는 세계 최고 부자들도 대거 얼굴을 비쳤습니다. 특히 대통령 선서식에서 트럼프 가족 뒤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나란히 앉아 눈길을 끌었죠. 블룸버그통신은 취임식에 참석한 억만장자들의 자산 가치만 1조3000억 달러(약 1873조 원)가 넘는다고 보도했습니다.

■안보·통상질서 대격변

트럼프 대통령은 32분 분량의 취임사에 ‘미국 우선주의’와 관련한 구체적 실행 계획을 담았습니다. 남부 국경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통상 및 국내 정책 면에서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 정책을 대거 뒤집었죠.

동맹국의 안보 부담 확대 기조도 분명히 했습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다른 나라에) 이용당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파나마 운하에 대한 반환 추진 방침도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친환경 산업정책 ‘그린 뉴딜’의 종료도 선언했습니다. 또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위한 행정명령에도 즉시 사인했어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집권 1기 때도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했는데, 2021년 바이든 전 대통령이 집권 후 재가입하자 이번에 재차 탈퇴 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으로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응이 강화되고, 성소수자의 권익이 후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은 남녀 2개 성별만 있게 될 것”이라며 과거 민주당 정부 때 강화된 성소수자 권익 증진 정책을 대대적으로 폐기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