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우크라이나가 ‘30일 휴전’을 추진하기로 한 데 대해 러시아가 휴전 문제는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마라야 자하로바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러시아 연방의 입장은 합의나 당사자의 노력으로 해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러시아 연방의 입장이 만들어지는 곳은 러시아 연방 내부”라고 밝혔다고 러시아 타스통신 등은 전했다.

전날 미국과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회담하고 30일간의 휴전을 추진하기로 한 데 대해 러시아는 동의 여부를 자국이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가 에둘러 거부 의사를 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회담 중인 미국과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들. UPI=연합뉴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의원도 이날 텔레그램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진격하고 있으므로 이는 러시아에는 다른 문제”라면서 “타협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을 포함한 모든 합의는 미국이 아닌 우리의 조건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전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안한 즉각적인 30일간의 임시 휴전을 수락할 준비가 됐으며 이는 당사자들의 상호 합의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며 “이는 러시아의 수락과 이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장관인 세르게이 라브로프도 전날 인터뷰에서 유사한 발언을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 블로거들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위기의 맥락에서 러시아는 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타협을 피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에 대한 접근이 분쟁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라브로프 장관은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화유지군을 포함해 어떤 식으로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군대가 우크라이나 영토에 주둔하는 것은 러시아에 대한 위협이며 러시아는 이를 어떤 상황에서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러시아·중국과 핵군축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상호 존중과 평등, 편견 없는 해결책에 기반해 어떤 형식에도 열려 있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