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진(왼쪽) 정수옥 부부화가가 정 씨의 작품 '21세기 마돈나-대화' 앞에 나란히 섰다.

요즘 서양화가 김남진(50), 정수옥(48) 부부처럼 바쁜 이들도 없을 것이다. 김남진 씨는 부산 해운대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10~22일 '지금 우리')와 금정구 구서동 소울아트스페이스(12일까지 '봄날에 만나다')에서 단체전, 중국 베이징의 와우아트스페이스(12일까지 '화폐 속의 풍경')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남편이 부산과 중국을 오가며 3개의 전시회를 개최하는 사이 아내 정수옥 씨는 지난 1일 부산 해운대 갤러리 이듬에서 '라 마돈나' 주제의 개인전을 시작했다. 이들은 각각 부산대 미술교육학과와 신라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 뒤셀도르프국립예술대 대학원에서 함께 유학하고 부산으로 돌아와 전업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중견작가다.

김남진 씨의 부산 전시회는 '크루즈', 중국 작품전은 '조각배' 연작으로 구성돼 있다. 목판을 드릴로 파내 형상을 만들어낸 방식의 '크루즈' 연작은 최근에 색을 입히면서 '진화'하고 있다. 중국 전시회의 '조각배' 연작은 현지에서 최근 한 달간 작업한 유화다. 화랑에서 제공한 화실이 좁아 작가는 목판 대신 회화를 선택했다. 유화는 '화폐를 통해 만난 중국'이라는 주제를 조각배가 떠 있는 인생의 바다 위에서 그려낸다.

15일까지 열리는 개인전에서 정수옥 씨는 성모상을 소재로 한 '21세기 마돈나' 연작을 선보이고 있다. 회화는 '자식을 안고 있는 어머니'라는 소재를 차용해 알 수 없는 무언가를 귀하게 다루는 사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자신은 소중하다고 생각하지만 덧없는 것일 수 있다. 덧없는 것에 집착하는 우리의 모습일 수 있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울산 언양 화실에서 함께 작업하는 이들은 '나이 들어가며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의미'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작업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 끼어들 수는 없지만 그래서인지 조언이 더 도움이 된다. 언제나 든든한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