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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읽기] 말과 권력의 관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1-06 19:24:50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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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과 권력의 관계

- 말과 권력 /이준웅 지음 /한길사 /2만7000원

   
누구나 말할 기회를 누리고 말하기 방식이 발달된 사회일수록 권력의 정당성이 커진다는 사실을 전하는 학술서다. 공동체의 어떤 문제에 대해 여러 말들이 공론화돼 다수가 이를 듣고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으면서 최종 결정에 이를 때 불평이 최소화되면서 민주주의로 나아간다. 반면 말이 많으면 결정과 집행에 장애가 된다고 여겨 아예 한 두 지도자의 뜻에 공동체 문제가 정해진다면 정치체제 불안과 정당성을 상실한다는 것을 고대 아테네 민주정의 성립과 발전과정 등에서 찾고 있다.

교수인 저자는 말을 풀어놓은 사회와 억누르는 사회를 대비시켜 말과 권력의 상관관계를 전하고자 한다. '의사소통 민주주의'란 새로운 정치이론을 사용해 우리 사회가 궁극적으로 이런 방향으로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민주주의는 결정 주체들 간의 담론적 경쟁을 통해서만이 좋은 정책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가 민주주의 요체란 거다. '선거의 해'인 올해에 말과 권력 관계를 성찰하게 하는 책이다.


# 한 시골선생의 20년 일기

- 달려라, 탁샘 /탁동철 지음 /양철북 /1만4000원

   
탁동철 선생. 그는 참으로 요즘 세상에서는 보기 드문 선생, 흔치 않은 사람이다. 책 앞자락만 보면 학생들에게 휘둘려 뭐하나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얼뜨기 시골 선생이라 말할 수도 있다.

강원도 양양군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같은 마을에 사는 탁 선생은 교직을 지낸 20년 동안 꾸준히 일기를 썼고, 이 책은 그렇게 쌓은 기록들을 추려 만들었다. 그의 기록은 그동안 '창비어린이', '개똥이네' 등의 잡지와 '글과 그림' 같은 동인지에 발표돼 뜨거운 호응을 얻었지만 그의 삶을 모두 톺아보기에 아쉬운 점이 많았다. 이 책은 아쉬운 부분을 해소하고, 나아가 선생이 교사로서,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다. 모두 다섯 부로 나뉘는데, 1~3부는 시간 흐름으로 분류한 교실 이야기, 4부는 글쓰기 수업, 5부는 생활글을 담았다.

그의 교육의 핵심은 스스로를 찾는 것이자 함께하는 법을 깨치는 것, 그렇기에 교실과 삶이 분리되지 않고, 스승과 제자가 분리되지 않는다.


# 힘겹게 나온 박경리 연애소설

- 녹지대1,2 /박경리 장편소설 /현대문학 /각1만2500원

   
파란만장한 소설이다. 지은이 박경리라는 이름이 작품의 무게를 느끼게 하지만 세상에 나오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소설은 1964년 6월부터 부산일보에 11개월 동안 연재됐던 작품이다. 서른여덟의 젊은 박경리를 만날 수 있는 소설이다. 하지만 단순 연애소설로 내용이 가볍다는 평을 듣고 문단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 2008년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방민호 교수가 서울대 도서관에서 발견했다. 제자인 김은경 카이스트 대우교수가 신문에 실린 것을 일일이 복사해서 복원시켰다. 무려 47년 만에 2권의 책으로 묶어 빛을 보게 됐다. 녹지대는 서울 명동에 자리 잡은 지하 음악 살롱이다. 주인공 하인애가 시인의 꿈을 키우며 같은 꿈을 꾸는 부류들과 어울리는 곳이다. 또 신세대와 기성세대가 교류하는 공간이며 그들에게 저마다의 탈출구가 되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소설은 6·25 후인 1960년대를 배경으로 청춘들의 사랑과 갈등을 보여준다. 1960년대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긴 소설이다. 거장의 작품답게 현재의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어도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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