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함수경(오른쪽 서 있는 이) 감성무용연구회 대표가 유치원 교사를 대상으로 춤 연수를 하고 있다. |
춤으로 관계 맺기는 대상과 결과에 따라 다양하다. 그 대상이 '나'일 때는 춤으로 내 안에 있는 무의식과 만나 마음을 치유한다. 그것이 '당신'일 때는 감정의 소통이 이루어져 서로를 이해시키고 '그룹'일 때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삶의 교육과 철학적 배움으로 관계를 형성한다.
지난해 11월 유치원 교사들을 대상으로 음악과 함께 몸으로 유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춤추기 연수가 있었다. 나는 마음으로 추는 춤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달했다. 나 아닌 다른 교사가 춤으로 자신의 학생들과 교감하는 방법은 나와는 다른 방법과 결과로 나올 것이고 그러한 행동이 모인다면 춤추기를 통한 예술이 조금씩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춤이란 쉽게 떠오르는 춤이 아니라 지금까지 칼럼에서 읽을 수 있었던 춤, 미국의 유명한 마크 모리스 댄스센터에서 혼자 서 있거나 음악에 맞춰 팔 하나를 들기도 힘든 파킨슨병 환자들이 추는 춤, 내가 장애인 학교에서 감동 받았던 학생들의 춤이다.
춤으로 유아들과 만나고자 하는 유치원 교사들의 결의는 강했다. 첫 시간 강좌를 시작하면서 말을 배우지 못한 유아들이나 언어 이해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사랑이라는 개념을 알려주려고 할 때 어떤 방법이 좋은지 물었다. 이에 대해 따뜻한 눈빛, 어깨 두드리기, 눈높이를 맞추고 손잡기, 안아주기, 머리 쓰다듬어주기 같은 신체에 근거한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
나는 사랑이라는 개념은 유아들이 가지고 있는 몸의 느낌과 함께 교사가 취한 행동방법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그러한 추상적인 개념의 움직임이나 행동을 일상적으로 앉아서 듣는 강의식 강좌가 아니라 직접 춤추기로 해봤다. 그 춤들은 그냥 나오지 않는다. 춤추기로 오감을 표현하는 데 익숙해지고, 자유로운 느낌이 신체를 통해 삶에 투영된다. 정신, 감정, 영혼과 일치하는 몸을 춤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이러한 춤에 익숙해진 교사의 몸으로 표현되는 의사전달은 근사한 글쓰기나 유창한 말하기보다 유아와의 관계 맺기에 훨씬 더 큰 설득력을 갖는다. 교사의 다양한 신체적 경험과 춤을 이용한 자기 표현의 감성 전달방법은 보이는 것과 함께 보이지 않는 것까지 유아들에게 감지되기 때문이다.
유아에게는 스치는 순간의 느낌이 감춰진 경험과 함께 전달된다. 같이 땀을 흘리고 호흡하면서 교사의 전문성 이외에 인간성과 열정이 유아와의 관계를 새롭게 또는 더 깊어지게 하고 유아의 오감이 발달하게 만든다. 하지만 아직도 현장에서 이러한 춤을 통한 자기 표현방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형식에 얽매이거나 익숙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예술의 생활화, 춤추기의 자유로움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때 만났던 유치원 교사들이 연수가 끝난 후 '몸으로 예술을 표현한다는 것이 낯설고 부끄럽기도 했다. 하지만 형식에 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으로 접근할 수 있고 마음으로 느끼고 같이 활동하며 밝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는 강좌 후기를 남겼다. 이를 읽으면서 춤추기를 통한 예술활동은 앞으로 유아들에게도 효과적인 접근 방식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감성무용연구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