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추억을 품은 금정 이야기- 금정 뿌리 찾기(Ⅳ): 사진 /주영택 글·사진 /부산 금정구청 /비매품

세계사나 한국사에 대해 잘 알면서도 정작 자신이 사는 내 고장에 대해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내 고장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 사람이 향토사학자다. 부산의 대표적 향토사학자 주영택(74) 선생은 금정구청의 기획 사업으로 금정 뿌리 찾기 작업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4권의 금정 이야기 전집을 완간했다.

사진집 그 추억을 품은 금정 이야기를 이번에 냄으로써 전설('그 사연이 숨쉬는 금정 이야기'), 지명('그 터에 얽힌 금정 이야기'), 역사('그 역사가 묻힌 금정 이야기')에 이어 4권의 전집을 마무리 지었다. 4권을 합친 분량은 1088쪽에 달한다.

이 전집은 금정구의 모든 것을 담아 금정 지역을 제대로 이해하는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부산 금정구 향토문화를 재조명해 스토리텔링과 문화관광 콘텐츠의 근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는 부산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중·고등학생에게 역사를 가르쳤으며 동백중학교 교장을 지냈다. 현재 가마골향토역사연구원 원장으로 잊히는 향토사 발굴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저자는 지난 3월부터 국제신문에 '주영택이 발로 찾은 부산의 전설 보따리'를 연재하고 있다.

	금정산 파리봉 기슭의 공해마을 전경(1970년)

이 책에는 금정산, 금정산성, 전통사찰, 자연·역사·고분·문화 유산, 금석문, 자연마을에 관한 사진이 실려 있다. 저자가 1957년부터 55년간 금정 지역에 묻혀 있거나 잘못 이해된 역사 문화를 바로잡고 재조명하기 위해 하염없이 셔터를 누른 사진 5000여 장을 추리고 또 추린 것이다. 이 때문에 책장을 넘기면 사라지고 있는, 그때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희미한 추억이 되살아난다는 느낌에 빠진다. 1920년대 금정구 부곡3동 기찰마을 무학송(1956년 고사), 복원 전 금정산 북문, 망루가 없는 금정산 동문, 두구동 대두마을 한울공동우물, 수내마을 당산·초가집 등….

저자는 "책에 쓸, 역사성과 희귀성을 지닌 사진을 고르기 위해 그동안 찍은 사진을 방 2곳 바닥에 펼쳐놓고 정리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그가 돈도 안 되는 향토사 연구에 매달리는 이유는 뭘까. "과거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현재를 알아야 미래를 내다볼 수 있어요. 거기에는 삶의 애환이 투영돼 있기 때문이죠. 우리의 삶은 언제나 결과이자 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