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부산 해운대 신세계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감독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후 참석 감독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 300만 원 초저예산 '가시꽃'
- 정치적 폭력 다룬 '유령' 등
- 실험·도전적 작품들로 승부

'열일곱 번째 아시아영화의 새로운 물결(뉴 커런츠)은 누구에게로 흘러갈 것인가.'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유일한 장편 경쟁부분인 뉴 커런츠 감독 프레젠테이션이 8일 오후 부산 해운대 신세계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열렸다. 이날 프레젠테이션에는 나히드 고바디, 비얀 즈만피라, 나와폰 탐롱라타라닛, 빈센트 산도발, 이돈구, 니틴 카카르, 마리암 나자피, 츠루오카 게이코, 수자오렌, 김승현 감독 등이 참석했다.

김지석 BIFF 수석 프로그래머는 인사말에서 "그동안 상당수의 뉴 커런츠 감독들이 아시아 영화의 주역, 기둥으로 성장했다. 지금 11명의 감독(작품 10편) 역시 향후 아시아 영화의 장래를 이끌어갈 감독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올해는 '300만 원'의 초저예산 국내 영화(이돈구의 '가시꽃')에서부터 정치적 폭력에 의해 희생당하는 피해자의 이야기(빈센트 산도발의 '유령'), 남자들의 저열하고 폭력적인 속성을 과감없이 헤집어놓은 작품(김승현의 '누구나 제 명에 죽고 싶다') 등이 선정됐다.

이란의 쿠르드족 문제를 다룬 '111명의 여인들'을 들고 온 나히드 고바디 감독은 "남동생(바흐만 고바디 감독)의 세트 일을 도우면서 영화계에 입문했다. 영화의 주제는 단순 명쾌하다. '쿠르드인들은 이란, 터키, 이라크의 어머니이며, 어머니를 존중하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여인의 문제를 다룬 계기에 대해서는 "많은 나라 여인들이 겪고 있는 공통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아이 엄마이면서 여자 형제로서 나 자신이 사회에서 직면한 어려움을 친숙한 이야기로 들려주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광팬이라고 밝힌 인도의 니틴 카카르 감독은 "작품 '시네마'는 인도 영화에 표하는 경의"라며 "영화가 국경을 초월해 사람을 한데 묶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때 영화를 포기하려고 마음 먹었다는 대만 감독 수자오렌은 "점쟁이가 70세까지 찍어야 하는 운명이라고 해서 저주받았다고 생각했는데, 너무도 영광스럽게 BIFF에 초대받았다. 감사하다"며 기뻐했다. 김승현 감독은 "제 영화를 뉴 커런츠에 초청해줘서 영광이다. 인간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영화를 만들라는 압박과 격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커런츠 수상자 2명은 각각 3만 달러의 상금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