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하라'는 레스탕스 투사 출신으로 외교관을 지낸 스테판 에셀의 저서이다. 그가 향년 95세의 나이로 타계하면서 그의 책이 세삼 주목받고 있다.

　출간 7개월 만에 200만 부를 돌파한 '분노하라'는 에셀이 92세이던 2010년에 쓴 30여쪽짜리 에세이로, 자본의 폭력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라는 내용은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면서 '분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레지스탕스의 동기, 그것은 분노' '역사를 보는 두 관점' '무관심은 최악의 태도' '비폭력, 우리가 가야 할 길' '평화적 봉기를 위하여' 등을 통해 '프랑스 민주주의의 토대가 된 레지스탕스 정신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저자는 프랑스가 처한 여러 가지 문제에 '분노하라'고 주장한다. 무관심이야 말로 최악의 태도이며 인권을 위해 힘써 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분노하라'의 저자인 스테판 에셀은 1917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유대계 독일인 작가이며 어머니는 화가로 트뤼포의 영화 '쥘과 짐'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7살 때 부모를 따라 프랑스로 이주하여 20세에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드골이 이끄는 '자유 프랑스'에 합류해 레지스탕스의 일원으로 활약하다가 1944년 파리에 밀입국해 연합군의 상륙 작전을 돕던 중 체포된다. 유대인 강제수용소에서 사형선고까지 받으나 극적으로 탈출한다. 전쟁이 끝난 후 외교관의 길을 걷는다. 1948년 유엔 세계 인권 선언문 초안 작성에 참여하고,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 유엔 인권위원회 프랑스 대표 등을 역임한다.

　외신에 따르면 스테판 에셀이 밤에 잠을 자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27일(현지시간) 말했다고 그의 아내가 전했다고 보도했다. 향년 95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 위대한 인물을 잃었다"고 애도했다고 한다. 사회당 대선 후보였던 세골렌 루아얄 전 대표와 마르틴 오브리 전 대표 등도 에셀의 타계를 애도했고, 올랑드 대통령의 연인인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는 트위터로 추모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