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상 906점·특별상 1670점 출품

- 공정성·적격성 판단 위해 면접도

- 최민식 선생 작가정신 좇으려는

- 후학들의 관심·현주소 확인

- 이갑철 작가 '타인의 땅' 시리즈

- 순간적 카메라 운용 이미지 강렬

- 아마추어 박병문 씨 '광부의 삶'

- 탄광촌의 변화상 기록해 호평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재발견이요 의미 확인이었다. 평생 '인간'을 찍어온 최민식 선생의 빈자리를 사진상으로 채우게 되어 반갑기 그지 없다."

제1회 최민식 사진상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변이다. 전국에서 모여든 출품작들은 한국 다큐멘터리(이하 다큐) 사진의 현주소를 보여주면서, 다큐 사진의 새로운 역할과 가능성까지 제시했다.

■다큐 사진 축제 높은 관심

사진가 고 최민식 선생의 휴머니즘과 다큐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제정된 제1회 최민식 사진상은 국내 처음으로 개인 이름을 내건 사진상으로, 다큐 부문의 작가 및 작품 발굴을 위한 것임에도 사진계 안팎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

협성문화재단과 국제신문이 공동 주최하고, 최민식 사진상 운영위원회와 월간 포토닷이 주관한 이번 사진상은 지난 8월 19부터 10월 18일까지 포트폴리오 공모를 받았다. 공모 결과, 본상 부문에는 33명이 906점을, 특별상 부문에는 105명이 1670점을 각각 출품했다. 1차 심사를 통과한 본상 후보 3인과 특별상 후보 8인에 대해서는 2차 심사가 이어졌다. 2차 심사는 공정성과 적격성을 판단하기 위해 면접까지 실시했다.

심사위원장인 권태균(신구대 교수) 씨는 "공모전의 한계를 무릅쓰고 국내 최정상급 사진가 다수가 작품을 내놓았고, 끝까지 선의의 경합을 벌인 것은 특기할 만한 일"이라며 "아마 고 최민식 선생의 작가정신을 좇으려는 후학들의 관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상작의 작품 세계 

1회 본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갑철 씨는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 다큐 사진가 중 한명으로, 지난 1980년대부터 줄곧 격변기 한국인의 삶과 생명력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특히 지난 2002년 금호미술관에서 처음 전시한 '충돌과 반동'은 비가시적인 한국의 정신과 기(氣)를 사진으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 출품한 '타인의 땅' 시리즈 대부분은 그동안 미공개된 작업이다.

심사에서 이갑철 씨의 작품은 한국의 80년대라는 친근하면서 시간성이 묻어나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감각적·감성적 접근 방식으로 사진에 새로운 의미와 힘을 불어놓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권태균 위원장은 "기존의 사진 촬영방법론을 부정하는 듯한 이갑철만의 순간적인 카메라 운용을 통해 프레임 상의 피사체와 실제 피사체 사이의 우연성이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면서 강렬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2차 심사에는 권태균, 송수정 씨를 비롯해 강용석(사진가·백제예대 교수), 석원창(협성문화재단), 이상일(고은사진미술관 디렉터) 씨 등이 참여했다.

■아마추어 사진 등용문 역할도

아마추어 사진가들을 위한 특별상 부문의 대상을 수상한 박병문 씨의 '광부의 삶'은 고단한 광부들의 삶과 탄광촌의 변하는 풍경을 오랜 시간 기록해 호평을 받았다. 강원도 태백시 토박이인 작가는 지난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탄광촌의 변화하는 모습을 빠짐없이 기록해 인간애와 행복한 삶의 원천을 표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별상 부문 장려상은 모두 5명이 선정됐다. 권오식 씨는 30여년 간 한국의 중소 도시를 찾아다니며 다양한 삶의 형태를 포착한 '팬코리아(pankorea)' 시리즈를 선보였고, 권용선 씨는 평균 연령 64세의 단원들로 구성된 노인 야구단의 도전과 열정을 기록한 '노노(No老)야구단'을, 남정문 씨는 도시 변두리에 사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인 마을버스 안과 밖의 풍경을 담은 '주변인들'을 담아 호평을 받았다. 또 손대광 씨는 터미널을 무대로 펼쳐지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찍은 '터미널 블루스'를, 최진백 씨는 도시인들의 숨기고 싶은 감성을 카메라에 담은 '도시인' 시리즈로 상을 안았다.

협성문화재단 정철원 이사장은 "최민식 사진상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고 작품수준도 높아 앞으로 상금을 더 높이는 등 세계적인 사진상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