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 사진상 본상 대상 수상자인 이갑철 씨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김동하 기자

- "어려운 시기 수상 책임감 막중
- 역경 이겨내라는 용기 주는 듯"

"상을 받아서 딱 1초만 좋았고 앞으로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

제1회 최민식 사진상 수상자인 이갑철 씨의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부인 박영자(53) 씨와 함께 경기도 성남에서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을 찾은 이 씨는 주위에서 쏟아지는 축하 인사에 밝으면서도 굳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수상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어려운 시절을 사진작가로 버틴 것은 최민식 선생의 힘이 컸다"며 "다큐멘터리와 리얼리즘 사진이 어려울 때 큰 상을 받게 돼 감사하다. 앞으로 최민식 선생의 뜻을 살려 꿋꿋하게 나아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한 톤으로 자신의 의지를 피력했다.

이 씨는 수상 소감의 의미에 대해 "다큐멘터리와 리얼리즘은 사진의 기본이다. 사진은 시대를 기록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고 책임이다"며 "최근 사진의 기록성과 순간성을 배제하고 사진 자체를 예술로 보려는 시각이 많은데 기본을 지키자는 뜻에서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지털의 범람으로 사진 정신이 희석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 씨는 "서양에서 사진 본래의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어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회 수상자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이 씨는 "최민식 선생이 역경을 뚫고 자기 길을 간 것처럼 나 역시 어떤 어려움과 만나더라도 이겨내라는 용기를 준 것으로 생각한다"며 "최민식 사진상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이 씨의 수상작인 '타인의 땅'이 조만간 책으로 출간된다. 그는 "전시를 통해 공개되지 않은 작품들이 책을 통해 많은 대중과 만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