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영화산업 발전 기여 물론

- 포화 달한 국내 영화산업 시장

- 국제무대 도약 가교 역할 강조

- 새 사옥 건립·KAFA 이전 등

- 산적한 현안 해결로 '동분서주'

- 남양주촬영소 매각 다각도 모색

- 부산종합촬영소 부정적 시선엔

- "영화계와 적극 소통 실마리 풀 것"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부산 시대를 시작한다. 영진위는 20일 경남정보대 센텀캠퍼스 13층 사무실에서 각계 인사를 초청해 개관식을 한다. 개관식에 앞서 만난 영진위 김의석(57) 위원장은 "새 사옥 건립이 늦어져 '남의 집'에서 개관식을 하게 됐다. 그래도 부산 시민께 왔다고 인사는 해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지난달 28일 이사 왔으니 한 달이 다 되어가네요. 해운대 센텀시티가 서울보다 더 서울 같아서 근무환경이 좋아졌어요. 아직은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업무를 보고 있지만,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영진위는 전체 직원 99명 중 남양주종합촬영소와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인력을 제외한 70여 명이 부산으로 옮겨왔다.

"부산 이전 과정에서 일부 직원이 그만 둬 공채하고 있습니다. 5~6명가량 뽑을 예정인데 600명이 지원했고, 절반이 부산과 경남 거주자입니다. 지역 인재들이 영진위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부산으로 옮겨오긴 했지만, 새 사옥 건립, 한국영화아카데미 이전, 기장 부산종합촬영소 조성 등 할 일이 많다.

"남양주촬영소가 매각되지 않아 모든 일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매각 대금으로 새 사옥을 건립(600억 원)해야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옮겨올 수 있고, 부산종합촬영소 사업도 시작할 수 있거든요. 남양주 건물을 추모공원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매각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제시하는 영진위 부산 시대의 비전은 무엇일까.

"영진위가 서울 남산에 있다가 홍릉으로 옮기고 남양주촬영소 6개 동을 건립했어요. 당시 촬영소를 과하게 짓는다는 비난도 있었죠. 하지만 남양주촬영소는 한국영화의 급격한 발전에 따른 촬영 수요를 맞추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제 부산으로 무대를 옮겨 한국영화의 글로벌화에 기여할 겁니다. 이미 국내시장이 포화 상태인 만큼 한국영화도 중국, 미국 등 세계로 뻗어 나가야 합니다. 영진위가 부산에서 한국영화의 해외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부산종합촬영소는 그에 걸맞은 제작 환경을 제공하며 한국영화의 세계화에 기여할 겁니다."

부산 영화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우선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시아필름마켓이 활성화될 수 있게 도울 것입니다. 영진위가 행사 주체가 될 수는 없지만, 다양한 부대행사와 바이어 초청 등을 후원해 아시아필름마켓의 활성화에 이바지할 겁니다. 지역 영화계와 협력관계를 맺고 영상산업 발전에도 기여해야겠지요. 다만 영진위가 한국 영화 산업을 책임지는 곳인 만큼 자연스럽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을 것입니다."

최근 영진위가 추진하는 새 사옥 건립과 아시아영화학교 설립, 부산종합촬영소 조성 등에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영화인들은 영화발전기금이 영화계를 위해 쓰여야 한다는 입장이라 각종 하드웨어 사업에 우려하고 있습니다. 영화계와 소통하며 잘 추진해야죠"

김 위원장은 전북 군산 출신으로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한국영화아카데미 교수, 전주영상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영화 '결혼이야기', '북경반점' 등의 감독이기도 하다.

"취임 초기 '임기를 채우는 위원장이 되겠다'고 농담으로 말했는데 내년 3월이면 이 약속을 지키게 됩니다. 남은 임기를 잘 마무리하고 원래 영화 만드는 일을 하러 돌아가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