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과영원 강상현(왼쪽) 대표가 부산콘텐츠코리아랩 직원 윤미화 씨의 안내로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홍영현 기자 hongyh@kookje.co.kr

- 수영강 보이는 센텀시티 내 위치
- 작가 입주실·작업공간 등 갖춰
- 다양한 문화콘텐츠 창업 도와
- 사업화 지향 성격 분명히 해야

부산콘텐츠코리아랩(부산CKL)은 문화콘텐츠 부문에서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창작·창업으로' 이어지는 마당이 될 수 있을까.

문화체육관광부가 설립한 부산CKL을 출판과 디자인 관련 콘텐츠 업체인 순간과영원(www.sandy.co.kr) 강상현 대표와 돌아보았다. 부산CKL은 지난해 12월 29일 개소식을 열었다. 하지만 부산의 예술문화인이나 문화콘텐츠 업계에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여러 가지 준비 작업에도 시일이 걸려 본격적인 운영과 홍보는 이달 들어 단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부산CKL은 해운대구 센텀시티 내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BCC) 안에 4층과 5층에 걸쳐 있다. 운영 실무를 맡은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콘텐츠사업부 이광국 대리는 "콘텐츠코리아랩은 '취미가 창업으로 상상력이 현실로'를 지향하는 공간"이라며 "예비 창업자, 대학생, 시민 가운데 문화콘텐츠와 관련한 아이디어, 창업 의욕 등이 있으면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해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2년 창업한 강 대표는 "부산 원도심의 문화 자원을 활용해 스토리를 개발하고 책자, 기념품 등을 만들며 출판사업도 한다. 그러다 보니 이 분야 전문가, 예술인, 정보가 모이는 공간이 절실히 필요했는데 마땅치 않았다"며 부산CKL에 관심을 두게 된 배경을 밝혔다.

부산CKL 5층에는 작가 입주실 12개, 회의실 5개, 3D 프린터 10개를 갖춘 3D 프린터실, 모임과 작업을 하는 330㎡ 넓이 창작공간, 한 번에 40여 명을 수용하는 교육장, 소규모 공연 시설 등이 있다. 4층에는 강연과 시사회를 하는 멀티미디어실과 모임과 파티를 여는 카페테리아가 있다. 최근 개그맨 윤형빈, 만화가 마인드C의 강연이 있었다.

강 대표는 "센텀시티 복판에 있어 입지가 좋고 작가 입주실에서는 수영강이 보인다. 공간 배치도 다양하다. 소문이 나면 인기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CKL 실무자 윤미화 씨는 "회원 가입을 거쳐 무료로 이용하는 기본 구조다. 문화콘텐츠 관련 교육을 배치하고, 창업 및 사업화 컨설팅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작가 입주실은 다음 달 공모를 거쳐 웹툰 작가 등 창의적 작업을 하는 전문가가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여전히 좀 막연하다'고 묻자 이광국 대리는 "웹툰, 디자인, 출판, 음악, 기념품, 그 밖의 다양한 문화콘텐츠 영역에서 창업을, 사업화 또는 정보 교류를 원하는 전문가와 시민이 활용하는 공간이다. 그런 분들이 합작, 창업에 도전할 수 있게 CKL은 교육, 컨설팅, 네트워크 형성 등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에는 부산대 앞에 부산CKL 서브센터도 생겼다. 부산대 부산외국어대 부산가톨릭대 대동대 등 4개 대학이 밀집한 지역이라는 상징성을 살려 320㎡ 규모로 문을 열었다.

부산CKL이 잘 돌아가려면 극복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아 보였다. CKL은 정부 주도의 공급 중심 시책이어서 민간 영역의 활력과 창의력을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을지 아직 불투명하다. '창업과 사업화'라는 지향을 더욱 분명히 하지 않으면 다른 문화공간과 구별이 안 될 우려도 있어 보인다.

어쨌든 창작자와 콘텐츠 전문가, 시민, 대학생 등이 한자리에 모여 즐기면서 창조하는 새 공간이 부산에 생긴 것은 분명하다. 콘텐츠코리아랩은 부산 서울 경기 대구 인천에 있다. (051)749-9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