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위 재단법인 전환도 논란
- 기본재산에 '예술품 인정' 이견

내년 완공 예정인 을숙도 현대미술관(조감도) 운영 주체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가 운영 주체를 자처하고 나선 가운데 부산시는 공론 과정을 통해 답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최근 을숙도 '현대미술관 운영관리계획 수립 및 개관준비'에 돌입했다고 15일 밝혔다. 현대미술관은 을숙도 문화회관 옆에 위치하며 연면적 1만5290㎡에 건립된다. 국·시비 430억 원이 투입되며 올해 골조공사를 완료하고 내년 중순 준공 및 개관할 방침이다. 현 공정률은 38%이다.

운영관리계획 수립 및 개관준비의 핵심은 운영 주체를 결정하는 것이다.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현대미술관이 '부산비엔날레 전용관'으로 건립을 시작한 만큼 운영 주체로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임동락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말 서병수 시장을 만나 현대미술관 위탁 운영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시는 부산비엔날레의 위탁 운영 주장에 신중한 입장이다. 시는 조만간 예술위원회나 공청회 용역 등 공론화 과정을 통해 운영 주체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부산시립미술관의 분관 형태 또는 외부 위탁 등 크게 두 가지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부산시립박물관의 경우 분관 형태로 복천박물관과 근대역사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시는 부산비엔날레가 2018년부터 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되기는 하지만 그 일정이 3개월에 불과해 나머지 기간을 운영하기에 부산비엔날레 조직위가 적합할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미술계 일부에서는 현대미술관을 민간에 위탁하면 부산시립미술관과 과연 차별화할 수 있을지도 걱정한다. 근현대미술관을 지향하는 부산시립미술관과 똑같은 미술관 하나가 더 생길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의 재단법인 전환 가능성도 논란거리이다.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현재 사단법인이다. 조직위는 현대미술관 위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재단법인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재단법인으로 전화하려면 시가 재단법인에 요구하는 기본재산 10억 원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부산비엔날레는 3억 원만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어 나머지는 조각 작품 94점으로 대신한다는 계획이다. 이 조각 작품은 조각프로젝트와 바다미술제 후 작가들이 기부한 것으로 부산비엔날레 측은 이들의 가치를 50억 원 이상으로 추정했다.

이에 대해 시는 "기본재산은 동산 부동산 유가증권 등을 인정하고 있지만 예술품은 환가액을 판정하기 어려워 한 번도 인정된 적이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 을숙도 현대미술관

-부산 사하구 을숙도 문화회관 옆
-연면적 1만5290㎡
-공사비 국·시비 430억 원
-내년 중순 준공 및 개관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