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봉 첫 날 관객 15만 명 동원

- 흥행작 '검사외전' '데드풀' 제쳐

- 입소문 타면서 관심 이어질 듯

- 시교육청 "기억하자" 단체관람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귀향'이 개봉 첫날 관객 15만 명을 모으며 극장가에 잔잔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영화 '귀향'은 개봉 첫날인 24일 관객 15만3783명을 모으며 같은 날 개봉한 할리우드 오락영화 '데드풀'과 흥행 1위를 달리는 한국영화 '검사외전'을 따돌리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또 개봉한 지 하루 만인 25일 오전 9시 관객 20만806명을 돌파했다.

'귀향'은 위안부 피해자인 강일출 할머니가 미술 심리 치료 과정에서 그린 '태워지는 처녀들'을 모티브로 하고,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만든 극영화다. 이 영화는 제작에 착수한 지 14년 만에 시민 7만5000명의 후원과 배우, 제작진의 재능 기부로 완성됐다. 하지만 투자배급사를 찾고 상영관을 확보하는 데 한동안 난항을 겪었다. 최근 위안부 문제가 재조명되면서 상영관을 늘려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이 이어졌고, CGV 등 멀티플렉스가 상영에 동참하면서 상영관 507개로 개봉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이 영화는 시민 사이에서 '봐야 할 영화'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흥행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교사가 자발적으로 영화관을 빌려 무료 시사회를 열었고, 영화를 본 시민이 SNS 등에 영화에 관한 호평을 남기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대광고에 재직 중인 최태성(45) 교사는 한 달 치 월급이 넘는 사비를 들여 서울 강남에 있는 복합상영관 5개 관(434석)을 통째로 빌려 언론사,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귀향' 무료 관람 행사를 진행했다.

대학생 김효경(여·24) 씨는 "상영관이 많지 않다고 해서 영화가 금방 묻힐까 걱정했는데 극장에 전석이 매진되고 연령대도 다양해 감동했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진영(37) 씨는 "최근 위안부 피해자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직장 동료들과 단체 관람을 하기로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부산시교육청도 '귀향' 단체 관람에 동참했다. 시교육청은 이날 오후 7시30분 서면 메가박스 영화관에서 김석준 시교육감과 간부 직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귀향'을 단체 관람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면서 우리 역사의 아픔을 공감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원 정홍주 민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