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개봉한 영화 '밀정'의 숨은 보석은 엄태구이다. "송강호 보러갔다가 엄태구를 발견했다"는 관객평이 많다. 엄태구는 '밀정'에서 이정출(송강호)과 한 조를 이뤄 의열단을 추적하는 일본 경찰 하시모토 역을 맡았다.

	영화 '밀정.의 엄태구. 영화진흥위원회

조선인이면서 어렸을 때 일본으로 귀화해 콤플렉스를 가진 일본 경찰 역할이다. 이정출과 의열단 사이를 끊임없이 의심하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부릅뜬 큰 눈과 짙은 눈썹에서 풍기는 카리스마도 만만치 않다.

엄태구가 일을 제대로 처리못한 부하 경찰의 뺨을 연거푸 때리는 장면에서는 섬뜩함이 느껴질 정도다. 엄태구는 지난달 25일 열린 시사회에서 "누군가의 뺨을 때린 것은 처음"이라며 "한 번에 촬영을 끝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촬영 끝나고 피자를 사들고 뺨을 맞은 배우를 찾아갔다"고 전했다.

엄태구는 그동안 수많은 영화에서 크고 작은 배역으로 존재감을 조금씩 드러내 왔다. 엄태구는 2007년 영화 '기담'에서 일본군1 역으로 데뷔했다. 2012년 '숲'으로 제13회 대구단편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았다.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2010)에서는 '형사4' 역할을 맡은 적이 있다.

독립영화 '잉투기'(2013)에서 잉여 인간 '태식'역을 맡아 주목을 받더니 '베테랑'(2015)과 '차이나타운'(2015)에 얼굴을 내밀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밀정'의 하시모토역은 오디션을 거쳐 발탁됐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