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침대에서 무엇을 할까. 어떤 사람은 섹스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침대에서는 다른 다양한 일이 무궁무진하게 일어난다. "노트북으로 일하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고, "차를 마시거나 간단히 디저트를 먹기도" 한다. 침대는 휴식과 이완, 즐거움, 도피, 평화, 고요와 같은 많은 단어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부부의 침대 속에 항상 부드러운 애무와 더 나은 삶에 대한 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름다운 조화를 깨뜨리는 불쾌한 일이 불쑥 생긴다. 각방예찬은 '차마 말하지 못했던 부부 침대'에 관한 150여 쌍의 목소리를 재미있고 진솔하게 담아냈다.

침대는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애정 욕구와 개인적 안락에 대한 열망이 끊임없이 부딪히는 장소다. '혼자'와 '함께'가 투쟁하는 곳이다. 유감스럽게도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질 수는 없다.

부부 생활 초기에는 함께 자는 데서 오는 불편함을 자각하지 못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좀 더 가까워져 한 몸이 되기만을 바란다. 이런 시기는 오래가지 않는다. 머지않아 '개인'이 고개를 든다. 여기서부터 갈등이 시작한다. 큰 갈등 요인은 '잠'이다. 잠을 제대로 못 자면 건강뿐 아니라 부부관계도 엉망이 된다. 잠을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은 '코골이'다.

잠을 잘 자면서 부부관계도 잘 유지하는 방법은 없을까. 저자는 '각방 쓰기'를 제안한다. 대부분 부부는 각방 쓸 엄두를 내지 못한다. '진짜 부부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자야 해' 같은 죄책감이 들어서다. 각방을 써서 부부관계가 끝나버리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든다. 현실적으로 배우자를 설득하는 일도 쉽지 않다.

저자는 각방을 써도 부부간의 애정이 약해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도리어 짜증 거리가 제거돼 서로에 대한 감정이 되살아난다고 말한다. 당장 시도하기가 어렵다면, 침실은 같이 쓰되 침대는 따로 쓰는 방법도 있다. 함께 자는 날과 따로 자는 날을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