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1 경쟁률 뚫은 미자 역의 안서현. 김정록 기자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와 영화관 개봉을 동시에 한다는 논란 속에서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의 국내 언론시사회가 12일 서울 대한극장에서 첫 선을 보였다.

주인공은 CG로 구현한 무게 6톤, 키 2.4m의 슈퍼돼지 옥자와 그의 친구인 소녀 미자(안서현 역). 2013년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할리우드의 에릭 얀 드 보어가 옥자의 섬세한 CG를 완성해 냈으며, 안서현은 봉준호 감독이 2,100명의 오디션을 통해 선발했다.

영화 속 스토리를 끌고 나가는 것은 순수와 용기의 결정체인 미자를 연기한 13세의 배우 안서현. 할리우드의 틸다 스윈튼 조차 안서현을 두고 "위대한 무성영화의 스타 같은 존재감이 있다. 시대를 초월한 외모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가 줄곧 말해왔던 주인공 미자, 그 자체였다"고 표현할 정도다.

그런 안서현은 탐욕덩어리 세상에 순수라는 작은 돌멩이로 팔매질을 한다. 영화는 그녀와 슈퍼돼지 옥자가 보여주는 교감에서 시작한다.

돼지와 하마를 결합한 듯 한 옥자는 강원도 산골마을에서 소녀 미자(안서현 역)와 10년을 함께 산다. 돼지와 사람이 귓속말을 하며, 함께 잠드는 평화로운 세상을 보여준다.

이런 평화는 옥자를 활용한 슈퍼돼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미국의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CEO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 역)와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동물학자 죠니(제이크 질렌할 역)에게 위협을 받는다. 갑자기 옥자는 뉴욕으로 끌려가고 미자(안서현 역)는 할아버지(변희봉 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선다.

영화 '옥자'는 1,300만 관객몰이를 했던 '괴물(2006년)', 배우 김혜자의 신들린 연기로 인간의 광기에 대해 깊이 있는 탐구를 했던 '마더(2009년), 167개국에 수출된 '설국열차(2013년)' 이후 봉준호 감독이 4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하지만 영화 '옥자'는 작품성과 다른 논란의 정점에 있다. 영화 '옥자'는 지난 달 19일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바 있었다. 칸에서는 인터넷에 함께 공개되는 넷플릭스 영화가 초청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이에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의 이른바 국내 3대 멀티플렉스들은 29일 인터넷 넷플릭스와 영화관을 통해 동시에 공개하겠다는 '옥자'에 대해 개봉 거부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