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가 두 번째 인문학 총서 '김명순에게 신여성의 길을 묻다'(지식과교양·사진)를 펴냈다. 부경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는 '사회의 소수자'를 주제로 인문학 총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지난달 첫번째 책 '트랜스내셔널리즘과 재외한인문학'(송명희 지음)을 냈다.

이번에 조명한 김명순(1896~1951)은 근대 최초의 여성 작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1917년 잡지 '청춘'에 단편소설 '의심의 소녀'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시 소설 수필 희곡 평론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작품을 남겼다. 나혜석, 김일엽과 함께 가부장제 사회에 도전했던 선구적인 여성 작가였다. 하지만 삶은 불행했다. 어머니가 기생이었던 터라 '나쁜 피를 물려받았다'는 꼬리표를 달고 살았고, 데이트 강간 사건을 당하고도 당시 사회적 인식 탓에 손가락질을 받았다. 결국, 문인으로서 작품 활동은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연애만 한다'는 소문에 휩싸인 채 문학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쓸쓸히 잊혔다.

이번 총서는 올해로 등단 100주년을 맞는 김명순을 재조명한다. 1부 '김명순 소설의 여성 혐오, 페미니즘, 트라우마와 치유'는 김명순 소설에 드러난 근대 여성에 대한 시선과 문학의 실존의식 등을 다룬다. 2부 '김명순 희곡의 자전적 글쓰기와 연애 그리고 남성 이미지'는 희곡을 중심으로 그의 연애와 사상을 살펴보고, 3부 '김명순 시에 나타난 여성 주체와 페미니즘'은 시에 나타난 여성의 욕망과 주체의식, 상징성을 연구했다. 연구에는 박산향(동아대 기초교양대학), 정혜경(동의대 문학인문교양학과), 이상우(고려대 국문학과), 김남석(부경대 국문학과), 김영미(공주대 국어교육과) 등이 참여했다.

김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