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태국 파타야에서 사망한 20대 한국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다.

제작진은 태국 파타야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추적했다.

지난 2015년 11월 태국 파타야의 고급 리조트에서 25살 임동준 씨의 시신이 발견된 사건이었다.

발견 당시 시신은 갈비뼈 7대와 앞니 4개가 부러지고, 손톱이 빠져있는 등 참혹한 상태였다.

태국 대한민국 대사관 한지수 경찰 영사는 당시 시신에 대해 “귀도 다 함몰됐고 온몸에 멍 자국이 있고 얼굴 전체가 멍이었다. 맞아도 엄청나게 많이 맞았더라”라고 밝혔다.

■두 명의 용의자, 엇갈린 주장, 진범은?

조사 당시 임 씨를 구타 및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된 이들은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제안하며 태국으로 임 씨를 불러들였던 고용주들이었다.

이 가운데 사건 당일 임 씨와 함께 있었던 유력한 용의자 윤 씨는 태국 경찰에 자수했다.

하지만 그는 임 씨를 살해한 사람이 김형진이라는 다른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용의자 김형진 또한 임동준 씨가 사망할 당시 그와 함께 있었는데, 그는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전화해 윤 씨가 진범이라고 엇갈린 주장을 내놨다.

그런데 김 씨는 범행을 부인하면서도 사건 다음 날 베트남으로 도주했다.

서로 상대방에 살인 혐의를 떠넘기고 있는 두 용의자 중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리고 임 씨는 왜 그렇게 잔혹하게 살해돼야 했을까.

■‘고수익’ 미끼 내건 도박사이트, 위험에 처한 청년들

출중한 컴퓨터 프로그래밍 실력을 갖춘 임 씨가 고수익 아르바이트 제안에 태국으로 출국한 건 사망 2달 전이었다.

경찰 수사에서 임 씨는 태국에 도착하자마자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이자 성남 국제 마피아 조직원 김형진에게 여권을 뺏긴 채 감금당했고 무자비한 폭행에 노출됐다.

이에 임 씨의 가족은 “젊은 사람이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해서 살살 뱀처럼 유혹하고, 타국에 불러서 협박하고 폭행하고. 심하게 말하면 개죽음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안타깝게 사망한 임 씨의 사례처럼 청년들을 상대로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검증되지 않은 업체들이 현재까지도 각종 취업 게시판에 채용공고를 올리고 있었다.

제작진은 취업 게시판의 채용 공고에 지원, 도박 사이트로 의심되는 업체의 운영자를 직접 만나 보기로 했다.

이를 통해 청년들을 불법의 세계로 유인하는 도박 사이트의 실체를 들여다 봤다.

■파타야 살인사건, 미스터리를 풀 실마리

임 씨의 죽음은 단순히 한 개인의 비극이라기보다는 취업난과 저임금 사이에서 기업화된 불법 도박 시장에 쉽게 유입되는 청년들의 현실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이에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인터폴,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의 협조를 통해 유력한 살인 용의자 김형진을 공개 수배하기로 했다.

방송을 통해 공개 수배한 직후, 본인이 김형진의 친구라고 밝힌 한 제보자가 임 씨 사망 당일 녹음됐다는 녹취파일을 제작진에게 보내왔다.

제보자는 “녹음 내용을 들어보면 전기충격기를 가져오라 한다. 뭐로 때렸는지 모르겠다. 망치로도 때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끔찍한 비명과 폭행 상황이 생생히 기록된 녹취파일은 사건을 해결할 실마리가 돼줄까.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국 형사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유력한 용의자 두 명이 모두 범죄를 부인하는 상황이다. 과거 이태원 살인사건처럼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연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용의자들의 엇갈리는 주장에서 사건의 실체를 파헤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민주 기자